brunch

매거진 ON Pen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oi Nov 07. 2023

외국인가사 도우미 어디까지 아시나요?

몸소 체험 20년입니다.

“ 어. 이것 좀 봐봐.”

“우리나라도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데?”

“뭐? 말도 안 돼…”

“ 저 출산율 때문이라는데?”

“ 아.. 어떡하냐… 우리나라 주부를 웃고 울고 조울증 환장 파티할 일만 남았네.. 그리고 애들도 큰일이네…”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있어 염려되는 부분은 “주부들 마음” 관리이다.  


필자가 마음, 성찰, 철학 뭐~이런 생각을 삶에 중심을 두고 인생을 살아서 라기보단, 20년 동안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있는 환경에서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히 우려되는 건 사실이다.


맞벌이 부부들, 신혼부부들 입장에서 대 환영일 수도 있다. 솔직히 장점도 많다.

그 모든 장점과 단점을 이곳에 다 나열하자면 정말 책 한 권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학교 때 홍콩에서 처음 겪은 충격은 아직도 나의 뇌 어딘가에 또렷이 기억되고 있다.
주말에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시내 센트럴부근으로 외출을 했었다.  멀리서 어렴풋이 노숙자 그룹이 보였다. 그룹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았다. 쇼핑몰과, 공원 부근 쪽에 돗자리를 깔고 마치 안방처럼 편히 식사를 하고, 누워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스스럼없이 행동했다. 지나가다 보니 대부분 여자들이었다. 그들은 노숙자가 아닌 홍콩에 가사도우미 일을 하러 온 필리핀 내니들이었다. 길 한복판이 마치 집인 듯 행동했다. 그 당시 난 그들이 노숙자가 아님을 알고 놀랬고, 주말, 그들이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날, 시내로 내몰려 거대한 가사도우미 그룹이 떼거지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에 두 번 놀랬다.


그때 그 장면은 앞으로도 잊을 수 없고, 현재 홍콩에서 이 광경은 여전히 볼수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동거남한테서 그 말을 듣는 순간 중학교 때 나의 기억이 서울 광화문과 오버랩이 되면서, 우리나라 광화문 앞에서도 머지않아 저 광경이 목격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뉴스를 찾아보았다. 하~~~!!!

뉴스 기자실에 전화를 하고 싶을 만큼 그들은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저출산? 정말 해결이 될까?  


외국인 가사 도우미를 고용한다고 해서 생활의 어려웠던 모든 부분이 해결될까? 인터뷰에 어떤 젊은 간호사 분이 “ 아이는 우리가 보더라도, 집안일 만이라도 해주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그리고 홍콩에 아이가 셋인  한국인 거주자 분은 “ 정말 없으면 안 될 존재, 도우미 덕분에 아이를 하나 더 낳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 초첨은 저출산 문제해결 방안으로 만들어진 인터뷰 였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 보자.


“ 아이는 우리가 보더라도, 집안일 만이라도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 집안일이 마음에 안 들면 어떡하실 건가요?

그 집안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려 주어도 그분들 나름대로 일하는 습관이 있어요. 이해할 수 있나요? 집안일하다 냄비도 깨고, 다림질하다 옷도 태우고, 그릇도 깰 수 있어요.

그 집안일하다 집안에 물건 없어지면 어떡하실 건가요?

정말 집안일만 딱 맡기고 아이는 맡기지 않을 자신이 있나요?

집안일 잘한다 생각이 들면 당연히 믿음이 생기게 된다. 차츰 아이를 맡기게 되는데, 그러다 아이가 다치면 어떡하실 건가요?

경험 없는 초보 도우미와 인연이 된다면 어떡하실 건가요?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은 그들끼리 연락망이 있어요. 그룹으로 다니고 모든 정보 교환이 가능합니다. 댁의 모든 사생활, 그들이 시시 콜콜 다~~ 알아도 되나요?

젊은 가사 도우미가 들어올 때, 남편분들 행여 나쁜 맘 안 먹을 자신 있나요?

도우미 지낼 방 있나요?


너무 많아서 그만 여기서 멈출까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다 일어났던 문제이고, 이혼한 부부도 있었다.


저기 홍콩 인터뷰하신 분 '정말 없으면 안 될 존재"라고 발언했는데, 그게 얼마나 무서운 상태인지 본인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만약 그 가사도우미가 그만두거나 사정이 생겨 일을 못하게 된다면, 아마 하늘이 두쪽 날 만큼 우울할 텐데 너무 의지하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실제 그런 경우도 보았다. 도우미가 떠나고 집안일, 육아를 어디서 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다시 도우미를 구하는데 급급했던 주부들도 많았다. 주로 새댁들이었다. 아이 역시 엄마가 아닌 도우미를 찾았다…


장점도 많지만 가사도우미로 문제로 아픈 사람을 더 많이 보았다. 주부들도 사람 다루는 일이 서툴렀고, 가사도우미가 아무리 조선족이라 해도, 말이 통하더라도 문제는 항상 일어났다.


우리나라경우는 시월드도 함께 공존하는 나라인데 어쩌면 더 많이 예측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하루를 보냈다.


옆에서 보면서, 직접 경험하면서 깨달은 점은, 우리 모두가 평등한 인간이라는 것. 인간이란 생물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는 것.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나는 돈 주는 사람, 너는 일하는 사람이라 여기고 그 사람보다 위에 있다는 인식은 위험하다. 아니 옳지 않다.


인간이 인간과 관계를 맺다 보면 예측 불가능한 많은 일이 생긴다. 그 모든 것을 주부들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주부들도 성숙하고 성장해야 한다. 각자 다름을 이해할수 있어야지만 그들과 온전한 관계가 성립된다.


자식과 부모도 한집에서 살지 못해 서로 등 돌리는 사회 속에서, 외국인 가사 도우미를 우리는 어느 만큼 이해하고 그들을 존중해 줄 수 있을까?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을 만큼 경제적 능력이 되는 사람들과 안 되는 사람들의 갭은 또 어떻게 되는 걸까?

.

.

.

한국에 그들이 온다면 빠른 시일 안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by onpenchoi.



매거진의 이전글 '5분' 이면~ 충분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