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용기내어본 고백.
책을 읽으면 글자가 튕겨 나가고 집중이 어렵다.
글을 읽을 때면 아랫니와 윗니를 악물어 이빨과 잇몸이 시릴 정도이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까지 밀어붙이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마음이 조급했다.
어느덧 중년이 되었고 무턱대고 살아온 나의 삶.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낯설고 어색한 나 자신을 보았다.
혹시 이런 경험 있을런가?
난 거울을 보지 않았다. 사진을 찍지 않았다.(4년정도 된다.)
한없이 흐르는 눈물은 쏟아내도 끝이 없었다.
흐르고 흘러 이러다 몸안에 수분이 다 말라 비틀어 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다.
이렇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아이는 학교에, 남편은 직장으로 떠나보낸 뒤, 108배를 하며 꺼억 꺼억 엎드려 울었다.
마음 편히 온 세상이 떠나가듯이, 얼굴을 방석에 파 묻고선, 절을 하다 엎드린 그 자세로 악을 쓰며 울었다.
눈물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100일을 하고 다시 이어 삼천배를 했다.
마음공부를 찾아 했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수행을 시작했다.
현재도 진행 중이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공부는 참으로 빠른 시일에 잘 시작했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난 말한다.
베트남은
나를 성장시킨 곳.
나를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곳.
애증의 나라 베트남.
서서히 정신이 돌아왔고 현실이 보였다.
비록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병원의 도움을 받았으면, 어쩜 좀 더 빨리 정신을 찾지 않았을까. 아쉽게도 호치민에는 없었다.)
일어 서고 있고 이대로 쭉 묵묵히 걸어 가려한다.
가끔 균형을 잃고서 며칠씩 칠흑 같은 캄캄함 속에 홀로 헤매기도 하고 허공에다 대고 이유 없는 반항도 해보지만 결국은 제자리도 돌아온다.
이만하면 잘하고 있다고.
올 2020년 아주 꽤 먼 곳으로 한 발짝 껑충 뛰었다. 기분이 참으로 좋다.
'브런치'라는 울타리 안에 가입하게 된 것.
정말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곳에 글을 적고 가끔 하트도 받고.
구독자도 있다. 그분들이 다 궁금하다. 그리고 감사할 다름이다.
진짜 수줍다.
심리분석, 심리 미술 평가, 영어 초등교육 자격증 취득한 것. (인터넷 강의)
책 90권 읽은 것.
매일 글을 계속해서 쓴 것
인터넷 잡지사와 계약 한것. ( 하지만 연락이 없다. 계약 기간도 끝났다. 그래도 기분 째진다.)
남편이 노트북 장만 해준 것.
거실 식탁 옆에 내 책상과 장소가 생긴것.
어쩜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가 치유의 힘이 있는것 같기도 하다.
텅 비어 버린 나 자신이 채워진 느낌이다.
혼자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흘러가는 시간속에 나의 삶이 잠겨버려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만 같았다. 두려웠다.
그래서 난 옛 모습을 과감히 페기 처분해 버렸다.
고미숙 작가님이 항상 강조 하시는 말 중 내가 좋아하는 구절이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거스르지 말라고. 동의 보감에 나온 대로 살라고.
지금 난 나의 인생 중 '가을'을 준비 중이다. 화려한 꽃봉오리는 떨구고, 떨어진 그 자리에 열매를 맺기 위해 준비 중인 계절.
더 이상 꽃이 만개하여 이쁘고 화려하기만 했던 봄, 여름 계절에 머물며 그리워하지 않기로.
충분히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그러다 겨울이 오면,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갈 준비를 할 것이다.
땅으로 돌아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날.
단조로운 흐름에 삶을 맡기고.
가냘프지만 내면은 단단한 한 여인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
흰 백발에 밝고 환한 미소를 가진 늙은 여인의 자태를 뽐내며
나만의 차분한 아우라를 내뿜고 싶다.
표현하고 싶고 터트리고 싶은 욕심.
톡 톡, 제철 맞은 꽃 봉오리가 스스로 피어나듯
조용히 살며시 터뜨리고 싶은 마음.
글을 잘 쓰고 싶은 그 마음.
턱없이 부족한 글쓰기 실력과 사고력때문에 갈길은 멀지만.
간절하게 잘 쓰고 싶다.
그 또한 욕심일까.
미치도록 따뜻한 글을 적어 보고 싶다.
미치 도록 따뜻한 글.
2021년
계속 가기.
그냥 가기.
묵묵히 가기.
침묵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