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명상보다 추천하는 것

by 수 안

명상은 뇌의 DMN(Defaul Mode Network) 활동을 감소하시키는데 탁월하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계속 생각을 만드는 뇌 네트워크인데 이 활동이 강해지면 걱정과 후회를 하고 불안이 높아진다고 한다. 상은 주의를 호흡과 감각으로 돌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관찰하는 훈련이다.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외부세계에 대한 강한 공포심이 있어 타고난 긴장감과 불안을 낮추기 힘들었다. 우울과 강한 의지가 반복됐는데 갑자기 뭐든 배워서 일과 연관 지으려 했고 아르바이트도 했지만 길게 가지 못하고 다시 집으로 숨어들어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오래 지속했다.

자극이 싫어 피하다 보니 생각에 매몰되고 오히려 불안만 높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나는 몸에 새겨진 불안을 이렇게 정의 내렸다. 뇌의 편도체가 과활성 되어 평소에도 자주 알람을 켜는 것.

아주 어렸을 적 친언니의 사고사로 인해 내 몸에 아로새겨진 처가 있다.


그러나 나는 명상을 할 수 없다. 명상은 뇌의 DMN 네트워크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다. 호흡에 집중하여 생각과 감정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을 차분히 바라볼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 목적이다. 훈련이 되면 일상생활에 자극이 들어올 때 1초도 안 돼 생각과 감정을 스쳐 반응하는 것에도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된다고 한다.


특히 자동적으로 분노가 일어나는 것에 빈 공간이 들어가면 자기 자신을 관찰할 수 있게 되어 분노 게이지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무조건 막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느끼고 잘 다스리며 보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처럼 이미 신체에 깊게 새겨진 공포가 있고 공황장애약을 먹어야 하는 사람에게 명상은 치명적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감정과 상관없이 몸에서 일어나는 증상은 쉬이 낫는 게 아니다.


명상을 하면서 호흡에 집중하면 신체 감각이 열리는 느낌을 받는데 불규칙한 호흡으로 인해 오히려 공황상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몸의 감각 센서가 틀어져 있는 사람은 갇혀있다는 느낌과 숨을 쉴 수 없는 공포심이 올라올 수 있는데 명상은 나와 맞지 않다고 여기면 된다. 시도 때도 없이 알람을 울리는 편도체를 가만히 관찰할 수 있는 용기는 없다.


그래서 명상과 똑같은 효과가 있는 걷기 수행을 추천한다. 어느 누구도 나를 가두어 옴짝달싹 못하게 할 수 없다 -공포상황에 얼음처럼 굳는 것에 강한 저항이 있다- 나는 공포의 대상으로부터 걸어 나와 환경을 바꿀 수 있다.


불교 수행은 고통을 억지로 직면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핵심은 고통을 관찰하되 압도되지 않는 것인데 그래서 항상 안정과 자비를 중요하게 본다.


안정이 생긴 이후 가능한 통찰은 몸은 내 뜻대로 되지 않고 감각이 실체가 아니며 두려움도 생성하고 소멸하는 것을 아는 것인데 그전까지는 나 스스로 안정하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


걷기 수행 외 또 추천하는 것은 불교경전의 진언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불교에서 진언의 본래 의미는 단순히 소원을 비는 주문이 아니라 깨달음의 상태를 소리로 표현하는 것이라 한다. 불교에서는 진리를 설명할 때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진언은 논리적 의미보다 소리 자체가 수행이 된다. 그래서 의미를 이해한다는 것보다 소리에 마음이 집중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진언에는 옴, 마니, 반메, 훔, 사바하 등의 음들이 많은데 대부분 산스크리트 음성이라 문자번역이 어렵다고 한다. 우주의 근본진동, 마음 집중을 돕는 음으로 보면 된다.


신에게 비는 주문으로 보지 말고 진언을 소리 내어 반복하면 생각이 줄어들고 마음이 고요해지며 호흡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어서 불안이 높은 사람이 안정되는데 좋다.

특히 옴(OM) 같은 진언은 옴 발성 시 후두가 진동되고 두개골이 공명하여 미주신경이 자극되는데 이때 편도체 활동과 공포반응이 감소되는 것을 관찰한 연구가 있다고 한다.


마음이 편해지는 소리나 음악을 듣는 것도 생각을 분산시키고 호흡과 심박수가 조절되는 효과가 있다.

일상이 수행이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어렵지 않다고 본다.


나는 하루하루 몸을 바꾸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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