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폴 글/김동수 그림 <문수의 비밀>_창비

우리가 마음으로 낳은, 이토록 사랑스러운

by DEARLUCY

살아가며 누군가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다는 것.

그러하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고 애틋한 작은 존재.


반려동물이 보내는 사랑스러운 메세지.

반려동물의 입을 빌려, 어쩌면 사람이 반려동물에게 하고 싶은 메세지를 담은 것 아닐까.

루시드폴의 2009년 발매 앨범에 실린 곡에 김동수 작가의 그림이 더해져 책이 되었다.

음악과 함께 읽으면 기타와 키보드가 섞인 잔잔하고 경쾌함에 더 몰입이 된다.

그림도 가사도 위트있는 사랑스러운 그림책.


하지만 나의 첫사랑

아빠는 나의 큰 우주

아빠는 하나뿐인 사랑스러운 애인


사실 이 글은 <문수의 비밀> 리뷰를 가장한

나의 아들, 똘이의 이야기.


요즘같이 반려견 카페, 반려견 펜션, 반려견 수영장, 함께 갈 수 있는 쇼핑몰이 많은 시기, 강아지와 함께 하는 사람들을 보면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는 많이, 부럽다.


문 앞에서 기다려주지도, 먼저 달려와 안기지도, 나간다고 섭섭해하지도 않는 진짜 고양이.

똘이는 고양이 중의 고양이지만 최근,

새벽 녘이면 안하던 꾹꾹이를 하고, 끌고 와 안아주면 한참을 고롱고롱, 가끔 무릎으로 파고 들기도.

하루 종일 밖에 있다가 들어가는 저녁이면 냐아아아아-옹 하고는 통통통통 달려나온다.

집사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데리고 다닐 수 있는 강아지가 더 마음이 편할 것 같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도 아닌 듯 싶다. 많은 곳 들이 반려동물의 입장을 허용하는 곳으로 바뀌고 있지만 누구나 어디든 함께 다니기는 힘드니깐. 현관 앞에서 오매불망 집사들만 기다리고 있을 그들이 눈에 아른거릴 수 밖에.


똘이는 20년 1월 2일, 4개월이던 시절 한 성격 하는 강아지에게 맞아서 함께 살 수 없는 가정에서 우리 집으로 입양되었다.

집에 와서 케이지 밖으로 나오기까지 시간은 약 3분

적응이 빨라 이렇게 쫄보인 줄 생각도 못했다. 집에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간혹 가다 손님이 오면 자기가 가장 안전하다 믿는 공간에 숨어 몇 시간이고 숨죽이고 있는다.

산책냥이를 꿈꾸던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집 근처 개천에 데리고 나갔는데 옷 속으로 숨으면 숨었지 어디로 튀어나가진 않았다. 요즘도 가끔 현관이 열려 있으면 조금씩 밖으로 나오다가 조그마한 소리라도 들리면 후다닥 집으로 들어가는, 호기심은 많지만 집이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천상 고양이.


똘이가 집에 오고 한 달 뒤, 우리에게 봄이의 소식이 전해졌다. 결혼 2년 반,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이 일은 집사들의 말로 '고양이의 보은'이었다.

임신을 하고, 직장을 그만두고, 코로나가 세상을 덮쳤다. 오빠는 일요일도 나가 쉬는 날이 정해지지 않은 일을했고, 사람을 만나기도 힘들고, 밖으로 나가기도 위험했다. 우울이 올 수 밖에 없던 그 시기, 똘이는 자연스럽게 나의 치유냥이 되어주었다. 똘이와 먹고, 똘이와 자고, 똘이와 요가를 했다.


그러한 시기가 무색하게도, 봄이를 낳고 점점 바빠지고, 똘이도 봄이를 피해 똘이의 얼굴은 거의 밤에 밖에 볼 수 없지만, 여전히 똘이는 나를 가장 따르고 도도한 천상고양이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애정을 보여준다. 미안하고 대견하고, 따뜻한 내 아들.


간혹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지만 혼자 있을 때의 외로움이 미안하거나 떠났을 때 사람의 고통이 너무 클 것 같아 망설여 진다는 분들을 만난다.

그럴 때 내가 돌려주는 이야기.


똘이는 내가 아무리 주어도 다 값을 수 없는 치유를 준다.


사람의 욕심이 아니라면, 어쩌다 그들이 삶에 찾아와 주었다면-

조금 마음의 문을 열고 그들과 함께 하는 삶도 생각해 보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