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가 마케터가 되기위해 이렇게 공부 했다.
항상 팀원들에게 하는 이야기다.
누구나 어릴 때가 있다. 엄마 뱃속에서 마케팅(기획)을 배워서 난 사람은 없다.
친구들이 자존감이 떨어질 때 하는 말이다.
물론 그네들에게 이야기하면서 항상 말은 나를 향한다.
나는 전공이 미술이었다. 심지어 섬유 쪽이었고 학교는 염색과 직조, 퀼트 등을 배웠었다.
마케팅도 내가 마케팅을 하고 싶어 선택한 게 아니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팔로워가 좀 있었다는 이유로 서울에서 강의 한 번 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엄청 늦게 마케팅을 시작했다.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그냥 페이스북을 이용해서 사이트 하나 내 손으로 만들어서 광고비나 벌어보자는 심산으로 상경했었고 늦은 나이에 개발을 배우고 있었다.
처음 페이지에 광고 문의가 들어온 날을 기억한다.
성인방송 관련 영상을 내 페이지에 업로드해달라는 문의였다.(당시에 어덜트 관련 채널로는 1위였다. )
광고 단가를 모르기에 있어 보이는 척 (그땐 있어 보였다. 분명! 지금은 아니지만)
“선 제시염”
저걸 시작으로 몇 백만 원이 통장에 들어오는데 그 쾌감은 어유~ 업로드 한 번이었는데도 그 쾌감을 잊을 수 없다.
무튼 잡설이 길었는데, 비전공자였던 나는 마케팅을 이렇게 공부했다.
1. 이론이 아닌 실전으로
- 여전히 나를 거친 수강생들(혹은 멘티들)에게 해주는 말 중에 하나가
“경험은 남이 가져갈 수 없다. 돈은 남이 가져갈 수 있지만 머릿속에서 혹은 몸으로 겪은 경험의 지혜는 가져갈 수 없는 보물이다.”
물론 친구들이 보면 낄낄거리며 오그라든다고 말하겠지만,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나 또한 마케팅을 실제 매출을 만들기 위해서 악착같이 온라인에 포스팅했었고, 작은 다단계도 만들어도 봤었다.
2. 작은 것부터 하기
- 대게 마케팅이라고 하면 넉넉한 예산으로 광고 돌리는 것을 떠올릴 텐데, 돈이 없어도 할 수 있는 게 마케팅이다. 카페에 글 하나, 블로그에 글 하나, 지식인에 댓글 하나, 인스타에 사진 하나, 페이스북에 카드 뉴스 하나, 유튜브에 영상 하나, 카톡에 링크하나.
3. 광고 수집
- 카피를 위한 글쓰기가 중요한데, 길을 걷다가도, sns를 하다가도 카피를 수집하고 저장한다. 심지어 술을 마시다가도 메뉴판의 글귀를 카톡에 저장하기도 한다.
4. 마케팅/기술, 개발/IT 뉴스 육성으로 읽기
- 용어가 낯설었다. 하루에 3~4시간 그냥 뉴스를 무작정 읽었다. 물론 여전히 모르는 용어들이 많지만 어릴 때 뉴스를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가 입에 붙을 때까지 읽었고 입에 붙은 다음에는 뜻을 알기 위해 사전을 읽었었다. 그러다 보니 강의할 때에 대부분 네이버처럼 단어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
5. 뉴스를 한 줄로 요약하기
- 페이스북에 비공개로 그룹을 만들어서 운영하던 게 있는데 수강생들의 5/1 정도쯤 되는 인원이 있는 것 같다. 무튼 그네들에게 그룹을 가입시켜놓고 항상 과제로 내준 게 있는데, 뉴스를 읽고 한 줄로 요약하기를 매일 하나씩 하라고 시켰었다.
물론 나도 새내기 때는 요약 하면서 짧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부단히 노력을 했었다. 그 노력은 광고 카피 만들 때, 카드 뉴스에 텍스트를 넣을 때 도움이 많이 됐다.
6. 강의장 기웃거리기
- 사실 서울에 있을 땐 그다지 형편이 좋지 않았다. 그때 곁에 있던 서울 친구들에게 말은 못 했지만 정말 아껴서 썼다. 밥도 제대로 못 먹는 날도 많았고 차비 아끼기 위해 몇 정거장을 걷기도 했었다.
근데 너무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정말 많은 강의장을 들락거린 것 같다.
우선 무료 강의장을 수십 군데를 돌았고, 항상 필기를 했었다. 무료 강의들이 대부분 영업수단으로 운영되는 걸 깨달을 무렵엔 값비싼 강의장에 화장실 다녀온 척 혹은 잘 몰라서 들어온 척해가면서도 들어가기도 했었다. 그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귀동냥했던 건 여전히 지금도 유효한 게 많은 것 같다.
7. 네트워킹
- 마케터들이 놀고먹는 모임도 나갔었다. 나가기만 하면 서로 몰래 까고 있는 모임이더라도 나는 바보인 척 귀동냥하러 많이 다녔었다.
특히나 마케터 모임보다 도움 됐던 건 개발자들의 모임!! 진짜 찾아보기 힘들다. 나 또한 두 번 밖에 못 가봤지만 그때의 귀동냥 또한 여전히 도움이 많이 됐다.
8. 서점 마실
- 서점은 항상 그 시즌의 트렌드를 다 담고 있다. 특히나 키워드를 다 보여줬다. 그리고 서점의 가판대의 사이즈 또한 트렌드에 맞춰서 줄거나 늘기도 하는데 서점은 책을 사지 않더라도 일부러 많이 갔다.
- 물론 책을 많이 사다 읽었는데, 책은 sns 관련된 책은 거의 다 사봤다. 하지만 이것 만큼은 비추천이다. 여전히 책을 쓴답시고 사서 보기는 하지만, 대부분 구글링 하면 나오는 영역에 잘못된 정보도 꽤 많다. 그것도 그럴 것이, 온라인은 업데이트가 잦은 영역이다. 절대로 사서는 읽지 마라.
- 책을 사본다면 경영 이론을 봐라. 제발 가서 네이버 스토어팜으로 창업하기 이런 건 절대 비추. 오랫동안 각광받는 경영 관련 책들을 꼭 챙겨봐라.(모르면 주변의 친구 경영학도에게 물어보자.)
9. 멘토
- 사실 내 첫 멘토는 다른 광고대행사 다니는 동생이었다. 실제로 마케터 행사에서 만났다가 우연찮게 친해졌었다.(이뻐서 나랑은 인연이 없겠지 하고 인사도 안 했었는데 카톡방에서 친해졌다. 물론 여전히 인연이 없다.) 부끄럽지만 포토샵으로 어렵게 어렵게 콘텐츠 만들어서 검수 요청도 하고 이것저것 물어봤더랬다. (난 페이스북 팔로워를 가졌지만 광고대행사는 네이버 관련 서비스로만 진행했었음)
- 재수가 좋게 두 번째 멘토는 스카웃 제의를 해주셨던 대표님이다. 정말 재수가 좋았다. 그 사람은 내가 뭘 하는지 뭘 했는지 궁금하지가 않았고, 그냥 날 본 첫날 믿도 끝도 없이 스카웃 제의를 해주셨었는데, 정말 친동생처럼 가족처럼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시면서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해주셨다. 이때 경영 수업을 해주셨는데 그때 받았던 경영수업이 연습장만 12권이다.
- 멘토라는 것은 사실 쉽게 만나지는 인연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분명 찾아보면 있을 거다. 광고대행사를 다니는 지인이나 꾸준히 성장하는 대표님 잘 찾아보면 있을 거다. (없으면... 이건 패스하자)
10. 술에 취하더라도 정신력으로 메모하기
- 영업이다 뭐다 해서 술 마시고 돌아다니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술을 마시지 않는다. 가벼운 술은 좋아하지만 무거운 술은 마시지 않는다.) 무튼 그러한 상황에서도 항상 메모하고 다녔다. 카톡에다가도 메모하고, 에버노트 유행이라 에버노트에도 메모하고, 다이어리에도 메모하고, 담뱃갑에도 메모하고, 지폐에도 메모하고, 명함...(이건 하지 말자)
11. 마지막으로 일기 쓰기
- 마케터한테 일기라니? 일기는 기록이고 복기다. 그리고 문장력을 길러준다. 미래에 대한 계획을 쓸 때에는 플랜 보드가 되기도 하고, 창의력을 길러주기도 한다.
일기는 매일 쓰지 않아도 된다. 매일 안 써도 되니까 틈이 난다면 꼭 쓰자.
기록을 습관화하면, 마케팅에서도 빛을 발한다.
약간 괴랄한 방법인 것 같지만 저런 짓들이 엄청나게 도움이 됐다. 물론 여전히 저 짓거리하면서 약간 업그레이드돼서 논문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비밀 네트워킹을 통해서 비밀스러운 문서들을 받아보기도 한다. 특히나 비밀스러운 문서들은 대게 한글로 안 적혀있는데, 구글 번역기를 동원해서 공부를 하기도 한다.
요새는 조금 게을러진 것 같아 일부러 10시 이후에는 가급적이면 컴퓨터를 끄고 모바일로 책이나 뉴스 아니면 진짜 서점에서 산 책들을 읽고 있다.
아! 생각해보니 다음엔 내가 읽었던 책들을 추천 좀 해줘야겠다.
무튼 마케팅 초보들에게 다 맞는 방법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나름 도움이 됐으면 한다.
다 같이 존버 합시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