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M / CPC / CPA / CPS를 알고 나면 마케팅은 쉬워진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들 알고 있지만 온라인 마케팅을 정석적으로 배우지 않았다.
나의 직업은 남들이 비하해서 부르길 '폰팔이'였다.
이때에는 터치폰이 갓 나온 시절이라 '공짜폰'이라는 게 당연한 시절이라 폰은 돈 주고 사지 않았다. 다행히 그런 시기에 폰팔이를 시작했는데 좋은 사람들을 만나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나 내 사수는 점장으로 LGT의 특수팀이라는 곳에서 판매왕을 했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사수로 하나하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첫 시작은 호객행위였다. 그들은 전문용어로 컨텍이라는 단어를 썼었다.
남포동 지하상가에 매장이 있었던 우리 가게에서는 주로 볼 수 있었던 사람이 남포동 지하철역을 오가는 사람들이었고, 평일의 퇴근시간과 주말을 제외하면 주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오고 가는 구매력이 약한 곳이었다.
그런 곳에서 목에 LGT 사원증을 걸고 길가는 사람에게 "휴대폰 보시고 가세요."였다.
처음 시작한 일이라 나에겐 상담 권한이 없었다. 애초에 상담을 받게 하기 위한 요소로 호객행위가 주였던 알바 어디쯤으로 뽑혔던 것 같다.
실제로 사장은 "너에게 판매를 바라고 쓰는 거 아니다. 컨텍이나 열심히 하고 청소나 열심히 해라. 너는 땡꼬수를 채우기 위해서 데리고 왔다."라는 말을 할 정도였다.(알고 보니 악덕 사장이라 의자로 두들겨 맞고 고소까지 했었다. 물론 아무런 보상도 받지 않고 용서를 해줬지만 두 번 다시 있으면 안 될 사장이었다.)
그래 내 위치가 그 정도였다. 화가 났다. 얼마 전까지 선생님 소리 들으면서 고3 수험생들에게 입시미술을 가르치고, 잡지에 연구작을 연재하던 사람이었는데... 나에게 그런 소리를 하다니.
악이 바쳤었다.
그 누구보다도 호객행위를 열심히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이 나 외에는 모두가 근태가 좋지 않아 매장에 몇 시간이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 덕에 상담을 해볼 기회가 많았다.(물론 상담에 실패하면 여지없이 사장에게서 욕을 먹었었다. 그땐 이렇게 했어야지 저렇게 했어야지! 지는 막상 고객 앞에서 하나도 못 팔았으면서!! : 나는 여전히 앙금이 남아있다. -_-)
수많은 호객행위 속에서 일어난 상담의 건 수는 날로 날로 늘어났고, 상담 건 수가 늘어난 만큼 판매 건 수도 많아졌다.
두 달째 되는 달에는 매장에 판매사가 5명이었고, 그들 모두 경력자였다. 하지만 그 속에서 당당히 2등을 차지했다. 물론 그다음 달에는 1등을 차지하고 남포동에서 1등 매장은 아니었지만 상위권 매장으로 만들고 내가 관리할 수 있었던 매장이 하나 오픈되어 내가 점장으로 있을 수 있었다.
물론 그 후에는 악덕 사장 밑에 있었던 게 불만이었던 직원들이 모두 그만두면서 나 혼자 남아 매장 두 개를 관리하지 못해 나 마저도 그만두게 되었다. (이 이후에도 뉴질랜드를 워킹홀리데이로 다녀와서는 SKT에서 꾸준히 휴대폰을 팔았었지만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는 걸로)
영업이라는 것을 처음 배웠었다.
항상 칠판에는 목표가 적혀 있었고, 그 밑으로 각 판매사들의 판매 실적이 적혀있었으며, 1개만 팔자가 1일 목표로 할당되어 일을 했었다.
나에게 영업은 항상 반대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었고, 계약서가 한 장씩 쌓여갈 때마다 희열을 느꼈었다.
시간이 지나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에도, 그리고 마케팅을 공부하면서 직장에서 마케팅할 때에도 그때의 영업은 나의 기본이 되어주었다.
노출 > 유입 > 전환
CPM(Cost per mille)
마케팅에 있어서 제일 기본이 노출이다. 보지 못한 것 혹은 듣지 못한 것은 고객이 알턱이 없다.
그래서 매장 앞에서 그렇게 호객행위를 해댔다.
온라인으로 넘어오면 CPM으로 광고를 1000번 노출할 때에 지불하는 비용을 이야기하는데 노출을 이야기할 때에 제일 기본이 되는 용어다.
CPC(Cost per click)
매장 앞의 호객행위를 통해 고객이 궁금증을 갖고 입을 열었을 경우 드디어 상담이라는 게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온라인에서는 노출된 광고 혹은 콘텐츠를 통해 클릭이라는 행동이 일어나는데 이때 유입이 일어난다. CPC는 클릭당 광고비를 지불하는 형태를 이야기하며, 주로 유입(트래픽)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 사용하는 용어이다.
CPA(Cost per Action)
매장에 들어온 고객이 나를 통해 내가 원하는 행동을 취했을 때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쾌감을 느낀다. 온라인에서는 광고주가 원하는 행동을 했을 때에 지불하는 형태를 일컫는 용어로, 설문조사 혹은 회원가입 등에 주로 쓰인다.
CPS(Cost per sale)
판매된 건당 광고비를 지불하는 형태를 일컫는 용어로 내가 매우 애정 하는 용어다. 실제 매출당 광고비를 지불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매출과 직결되어 좋아하지만 CPM, CPC, CPA 보다 확실히 광고비가 높다.
정리해서 보면 노출 > 유입 > 전환으로 호객행위를 통해 휴대폰 판매를 한다는 것을 알리고(노출시키고), 고객이 매장으로 들어가서(유입돼서), 상담을 받고(CPA), 구매(CPS)를 한다.
이런 간단한 과정을 마케팅 전략에 살포시 얹어서 보면 전략은 간단해지기 시작한다.
1. 노출을 위한 전략
2. 유입을 위한 전략
3. 전환을 위한 전략
4. 판매 전환을 위한 전략
이 기본적인 요소들을 머릿속에 깔아 두고서 전략을 짜 나간다면 의외로 전략이랄 것도 없어지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혹은 네이버 등과 같은 채널을 설정하고 > 배너광고, 콘텐츠 광고, 동영상 광고를 사이트와 연결해서 > 사이트에서 회원가입을 시키기 위해 첫 구매자에겐 50% 할인 쿠폰 프로모션 이벤트를 크게 팝업으로 띄워 회원가입을 시키고 > 쿠폰을 활용해 구매를 하게 한다.
간단하게 예를 든 것이지만 이런 사용자의 흐름에 따라 노출 유입 전환으로 각 요소에 필요한 행위들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마케팅은 어렵지 않다. 단지 어렵게 생각하는 나 자신이 있을 뿐이다.
조금 더 쉽게 들어가면 내 고객은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어떠한 행동들을 떠올리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고객이 우리 가게 간판을 보고 매장에 들어와서 의자에 앉아 메뉴를 고르고 음식을 시켜먹고 계산을 하고 나간다. 간판을 보는 것이 노출이고, 매장에 들어오는 것이 유입이고, 앉아서 메뉴를 고르고 음식을 시켜먹고 계산을 하고 나가는 행위 까지가 전환이다.
이런 행위들을 쪼개어 보고 그 사이사이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고민해본다면 마케팅은 쉬워진다.
그러니 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