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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 간호 Jul 04. 2016

나의 간호사로서의 철학

환자와의 만남 속 몰입

나이팅게일 1820-1910

간호학자 진 왓슨은 돌봄의 실무는 간호의 중심이라고 하였다. 그녀는 돌봄에 대해 이렇게 서술한다.


돌봄은 치료라기보다는 건강중심적인 행위이다. 돌봄의 실무는 아픈 사람을 돌보고 건강을 회복 또는 증진시키기 위한 생물학적 지식과 인간 행위에 대한 지식을 포괄한다. 따라서 돌봄 과학은 치료 중심으로 하는 학문에 대한 보완적인 기능을 한다.


왓슨의 이 말이야말로 내가 해야 할 일을 잘 알려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위해서는 의학, 과학뿐 아니라 인문학과 예술적인 측면에 대한 폭넓은 공부를 해야 한다. 이로 인해 형성된 지식을 바탕으로 내가 현재 만나고 있는 유방암 환자를 위해 유방암 환자를 위한 참다운 돌봄 방법을 계속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환자의 존엄성 유지 및 회복 부분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신체의 일부가 아닌 전체적인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고 환자의 사회적, 심리적 부분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의 필요하다. 즉 전인간호가 필요하다.


전인간호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 인문학에 대한 깊은 성찰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주장은 진 왓슨이나 매릴린 앤 래이와 등 많은 간호학자들에 의해 주장되었다. 그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기술적인 습득은 그 바탕 위에 이루어져야만 내가 왜 이 기술을 습득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동기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이 기술을 환자에게 올바른 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다.


그리고 전인간호의 시작은 환자와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사람에 대한 관심, 아픈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한다.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항상 만나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그 사람과 의미 있는 만남이라는 생각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간호에 대한 탐색은 환자와의 또는 동료와의 만남이 매우 소중한 만남이라는 것을 느끼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만남으로 지치기도 하지만 생활의 본질적인 힘 내가 계속 나아가게 도와준 힘은 결국 만남이다.


매일매일 만남이 있기에 설렌다. 오늘은 어떤 사람에게 내 경험과 지식을 통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예술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 과정에서 환자에게 에너지를 주고, 나 또한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늘 아름다운 만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싸우다시피 해야 하고, 결국 서로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경험은 나의 사고의 틀을 넓히고 조금 더 강해지게 한다. 이러한 경험들은 응축되어 있다가 응급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빛난다.


간호사는 그 누구보다 환자와 오랜 만남을 지속하게 된다. 그리고 아픈 사람과 대화와 몸짓으로 교류하는 방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능력이 증가할수록 전문가가 된다. 그들의 몸짓, 의사소통 능력은 분명 특별한 것이다. 전문적인 통찰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의미 있는 만남 속에서 올바른 간호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만남 속에서는 몰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몰입은 능동적이며 적극적인 경청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환자의 진짜 문제를 집어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 또한 경청은 도움이 되려는 마음을 일으켜 공부하려는 마음을 일으킨다. 현재 가진 지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에 부딪히면 스스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마음이 생겨난다. 이는 연구하려는 자세로 연결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말로 해결책이 없을 경우에는 그들의 세계 안으로 깊이 들어가 봐야 한다. 이 시점에서 질적 연구가 필요하다.


몰입은 단지 환자를 위해서만 좋은 것이 아니다. 환자와의 관계와 역할에 몰입하는 시간은 상담을 제공하는 사람에게도 기쁨을 주고 이는 삶의 원동력이 된다. 간호학자 앤 보이킨과 사비나 쉔 호퍼는 이러한 상황을 서로 돌봄이라고 하였다. 서로 돌봄이란 간호사가 어떤 타인을 돌볼 사람으로 이해하기 위해 그의 세계로 들어갈 때 간호사와 간호 대상자의 만남으로 인해 그 안에서 인간됨을 양육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상태는 충만감을 느끼게 한다고 하였다. 간혹 환자와의 만남 속에서 피아노 연주 소리가 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기고 한다. 나에게 충만감이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같은 느낌이다.


http://tvpot.daum.net/clip/ClipView.do?clipid=54387970

그중 특히 츠지이 노부유키의 연주는 정말 환상적이다. 라흐마니노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들었겠지만) 꼭 한번 들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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