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뜨거워지는 세상의 스물세 가지 이야기
가볍게 짤막한 이야기로 지식책을 읽고 싶을 때 사던 책.
쉽게 읽히는 것 같지만 무게감 있는 메시지를 담은 책.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그러나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읽고 싶을 때 사던 책.
서점에 가서 이번에도 같은 이유로
망설임 없이 계산대로 향할 때 내 손에 들려있던 책.
<<지식 e and>>
집에 TV가 없어서 자주 영상으로 접하지 못하였기에
대부분의 사건이나 인물이 매우 신선하고
책으로 읽기에 내용이 더욱 풍성하다.
원한다면 내용별로 더 깊이 있고 다양한 책 읽기의 지평을 열어준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스물세 가지 이야기.
때로는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때로는 가슴이 타오르는 것 같고
때로는 감성에 빠져 마음이 말랑해지게 해주던 이야기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세 개의 이미지.
픽토그램(pictogram)의 역사와 변천사가 흥미롭다고 느끼다가
새롭게 정해진 장애인 pictogram에 한동안 시선을 고정했다.
기존의 pictogram이 무력하고 휠체어도 스스로 밀 수 없을 것 같은 이미지였다면,
새로 만든 위의 pictogram은 역동적이고 진취적이다.
살아있음과 힘이 느껴진다.
이 pictogram을 보며 달리고 싶어졌다.
"출발! 탕!!!!"하는 신호와 함께 바람 흠뻑 맞으며 앞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
그래서 이 pictogram을 보며 미소 지었다.
앞으로 나아가느냐 머무느냐의 문제는
장애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이다.
그리고 펠로페파(phelophepa)의 이야기는 특별히 마음을 울렸다.
세계 최초의 의료 열차이자 남아프리카 취약계층을 위한 최소한의 의료 서비스.
마을에 머무는 시간 7days, 같은 마을을 다시 찾기까지 2years.
2년 동안 그들은 건강할 수 있을까?
우리가 이 지역에 다시 왔을 때
근처에 훌륭한 병원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날이 오면 펠로페파는 더 이상 필요가 없겠죠
-온케 마지부코, 심리학자이자 펠로페파 운영책임자-
기다리는 사람들,
그리고 쉼 없이 달리는 기차 속 치료자들.
생명을 향해 각자 다른 곳에서 서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
2년 사이에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 중에
그 어떤 치료 없이 메말라갈지...
가슴이 아팠다.
마지막 사진 속
하얀 헬멧(The White Helmets)의 사나이.
시리아 민방위대 SCD(Syria civil defense).
그들의 목표는 이념, 종교, 피아의 구분 없이 '최단 시간 내 최대 인원을 구조'하는 것.
이 책에서 읽은 내용들은 얼마나 감동적인지
순수하게 보는 대로 받아들였던 내가
이 다큐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들으며 혼란스러웠다.
나는 어쩌면 그렇게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가.
물론 그들 모두가 생명을 구하는 일에 대한 간절함이 없지는 않겠으나,
적어도 작위적 프로파간다 다큐라는 이야기가 있으니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는 것이 균형 잡힌 시각에 좋을 것 같다.
씁쓸했다.
아주 쓴맛이 났다.
차 안에서 스마트폰의 사파리 창 속 링크를 터치... 터치 터치...
점점 나타나는 배후에 대한 이야기와
영상 제작의 뒷이야기들을 쓰윽 쓰윽 훑어내려가다가 멈췄다.
현실은 현실이고, 이상은 이상이다.
의심하는 것이 철학이라 했던가.
진실이라 믿어지는 일도 진실이 아닐 수 있다.
그러니 의심해야 한다. 진실이라고 철저하게 파헤쳐 지고 밝혀질 때까지.
진실이 아니라는 증명이 없어도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가정을 남겨둬야 한다는 것.
어금니 아빠가 떠올랐다.
또다시 입맛이 썼다.
다시 읽고 싶어졌다.
지식 e 시리즈들과 역사 e 시리즈들.
남들이 겪은 아픔들과
남들이 고민한 시간들은
그들의 삶의 고통과 씨름의 털끝만도 경험 못한 내 가슴에 뜨거움을 남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
The Well-beloved
그러니 읽어야 한다.
이 작은 내 안의 세계에서 넓은 풍경을 가지기 위해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