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바람이 불까봐 두려운 날들이 있었다.
발끝까지 힘을 주고
온 삶을 겨우 버티어내던 날들 위에
바람이라도 불면 쓰러질까봐
더 움추리고 머리카락 끝까지 긴장했었다.
근데 말야,
혹시 모르잖아.
바람이 부는 건
나를 넘어뜨리기 위한 게 아니라
어쩌면
나를 옮겨주려는 것일지도.
무심하게 지나는 바람이
바짝 날이선 채 눈만 빼꼼히 내민 내게
뜻밖의 무언가를 보여줄지도.
의사 _ 책, 그림, 사진, 여행을 사랑하는 <너에게 한번뿐인 일곱살엔>, <우리집 미술놀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