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대만으로 떠난 우리의 여행기
대만
공식국호 :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 ROC)
통상국호 : 대만(타이완, Taiwan)
통용국호 : 중화 타이베이(Chinese Taipei)
수도 : 타이베이(Taipei)
정부수립 : 1912년 1월 1일
중화민국 대만천도 : 1949년
국기 : 청천백일기
한국과의 수교 : 1948년 수교 후, 1992년 단교
'대만'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나는 참 무심했었다. 작년부터 남편이 대만에 가보고 싶다고 할 때에도 '왜?'라는 물음표만 머릿속에 떠다녔던 게 사실이고 이번에도 굳이 연말연시에 맞춰 휴가 스케줄을 잡아 대만에서 새해를 맞을 수밖에 없는 여행 일정이 결정되었을 때에도 나는 이 여행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나는 내 평생에 대만이라는 나라에 한 번도 가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세상에 가보고 싶은 나라도 참 많고 가족이 함께 여행 갈 수 있는 일정은 제한적이기에 신중하게 선택하는 편인데, 이번 여행은 남편이 여행하기 원한 그 나라에 대해 찾아보고 알아가면서 나 스스로 해답을 찾아갔던 것 같다.
여행책자를 들춰보며 가고 싶은 곳에 포스트잇을 붙였다. 불과 10개의 스폿도 없었다. 5일간의 일정인데, 이렇게 가고 싶은 곳이 없어서 되겠나 싶었다. 대만 영화라고는 <말할 수 없는 비밀> 하나 보았던 것 같은데 그마저도 그 촬영지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나는 여행 일정을 짤 때, 감성적이거나 새로운 어떤 곳, 또 옛 정취가 흠뻑 느껴지는 곳이나 감각적인 분위기가 있는 곳을 좋아한다. 주펀에는 가보고 싶었다. 홍등이 달린 그곳의 사진을 보며 그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두 딸들이 재미있게 보았으니 아이들도 흥미를 느낄 것 같았다. 핑시선을 타고 기차여행을 하다가 천등도 날려보고 싶었다. 애니메이션 <라푼젤>에서 천등이 수없이 많이 하늘로 오르던 그 장면을 떠올리며 나도 하나의 천등을 띄우고 싶었다. 그리고 야시장 정도... 참! 국립고궁박물원은 세계 4대 박물관에 속한다니 꼭 가보라는 추천이 있어서 그곳엔 가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 정도 생각이 대만 여행에 대한 나의 모든 생각일 때에 이 책을 만났다. 정말 우연히. 서점을 어슬렁거리다가 이 책이 나와있을 자리가 아닌 분야의 서가에서 평대에 이 책 한 권이 다른 책 위에 얹어져 있었다. 누군가가 보다가 그곳에 내려놓고 갔으리라. 그리고 그 책이 내 눈에 뜨인 것이다. 운명 같은 책과의 만남.
이 책의 저자는 대만 국립정치대학에서 유학을 하였으며, 유학 당시의 경험과 역사와 정치에 대한 풍부한 관심과 조사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그가 쓴 대만에 대한 책은 두 권이 더 있다.) 최창근 저자가 쓴 이 책은 대만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던 나도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만큼 가볍게 손댈 수 있는 책이면서도 대만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고 싶은 마음, 중국의 역사를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
대만에 실제 가보고 느끼고 싶은 마음을 일으킨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정리한 대만에 대한 키워드들을 적어보자면,
국제 사회의 고아, 아시아의 고아
1971년 국제연합 퇴출 후 미승인 국가
국립고궁박물원
타이베이 101빌딩
경제적으로는 중소기업이 많아 안정성 높음
부의 균등한 분배가 되고 대기업 경제 집중 적음
겉치레보다 내실을 중시함
장제스, 그리고 38년의 계엄령
상하의 나라
5권 분립제
일본 식민지
한국과 애증의 관계(한류 vs. 혐한류)
양성평등에 앞선 나라
등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대만의 역사를 손으로 꼼꼼히 적었다. 지금까지 일곱 명의 총통, 장제스-옌자간-장징궈(장제스의 아들)-리덩후이-천수이볜-마잉주-차이잉원(최초의 여성 총통)까지 한 명 한 명에 대해 정리해 가면서 대만의 역사와 삶이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참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도 들어 마음이 찡하기도 하고 아파지는 순간도 있었으며 '형제의 나라'였던 대만이 전보다 친숙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내가 보고 느낀 대만은,
대륙의 위험과 역사를 여전히 가슴에 품고 있는 나라
예스러움을 여전히 간직한 나라
벗겨진 페인트칠과 회색빛 건물들이 시간여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나라
(비록 그것이 고온다습한 날씨의 영향 때문이라 할지라도)
소박하고 따뜻하고 사람 냄새가 나는 곳
그리고 화려함 뒤에 숨겨진
끈기와 노력이 살아 숨 쉬는 곳
지진과 태풍 속에서도
굳건히 쌓아올린 타이베이 101빌딩처럼...
길지 않은 역사 속에
참 많은 아픔을 간직한 곳,
그럼에도 웃음이 피어나고 이야기의 꽃망울이 터지는 곳.
걷고 싶은 곳.
걷고 걸어도 끝이 나오지 않았으면 싶은 곳.
낭만과 감성을 자극하는 곳
우연히 만난 기차역에서 아름다운 사진 한 장 남긴 것처럼
우연인 듯 운명처럼 만나진 곳.
마지막으로,
우기인 겨울에도
우리에게 찬란한 햇살을 쏟아부어주었던
따뜻하고 포근했던 곳으로
그렇게 기억될 것 같다.
The Well-beloved
다시 가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다. 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