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하고 온유한 성품의 예술가의 '미'를 만나다
라파엘로 산치오
(1483-1520)
-다빈치, 미켈란젤로와 함께 르네상스 미술의 3대 거장으로 불림
-1483년 4월 6일 우르비노에서 탄생
-아버지 조반니 산티는 미술가
-1500년부터 독립된 대가로 인정받음 : '마지스터(magister)'
-페루지노에게서 배움
-궁정화가
-주요 작품 : <성체 논의>, <아테네학당>, <라 포르나리나>, <성 베드로의 구출> 등
15세기 중반 이후 가장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르네상스 문화의 중심지였던 우르비노에서의 출생과 성장, 그리고 미술가였던 아버지 조반니 산티의 영향으로 라파엘로는 미술계의 거장으로 성장할 좋은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다. 37년의 짧은 생애였지만, 그는 17세에 이미 '마지스터(magister)'로서 첫걸음을 떼고 독립된 대가로써 작품 의뢰를 받았으며 이후 많은 대작을 남겼다. 그는 겸손하였고 타인의 예술적 기술이나 감각 등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배우려는 마음이 가득하여서 피렌체 시기에 다 빈치, 미켈란젤로 등 이미 유명해진 많은 선배들의 지식 및 예술기법 등의 거침없이 흡수했다. 율리우스 2세 시기에 브라만테가 성 베드로 성당을 건축할 때에는 라파엘로도 이 일에 개입하게 되어 <성체 논의>, <아테네 학당>, <파르나소스>, <신학적 덕>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는 1509년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는 교황의 '궁정화가'로 임명되었고, 1515년에는 로마 고대 유물의 큐레이터로 임명되어 고대 로마를 재건하기 위한 적절한 측량법을 고안하기 위해 고심했다. 그는 고객들이 요구하는 이데올로기적 개념과 역사적, 정치적 상황의 측면의 의도들을 잘 간파하여, 뛰어나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완벽한 회화 기법을 구사하여 충족시켜주었다고 한다. 이런 그는 당대의 유명 화가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던 자기주장 강하고 조금은 괴팍하며 타협이 안되는 성격과는 달리, 우아하고 친절하며 온화한 성품을 가지고 있어서 많은 이들에게 더욱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사랑으로 인해 그는 "화가가 아닌 황태자처럼" 살았다.(by 조르조 바사리) 그를 시기하고 질투한 사람이 있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성격으로 인해 그에게 악의를 품게 된 사람은 없었나보다. 그는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가고 자신에 대한 호감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하늘은 때로, 대개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고귀한 재능과 무한한 부를
한 사람에게 모두 부여하는 관대함을 보이기도 하는데,
우르비노의 라파엘로 산치오가 바로 그러한 경우다.
우아하고 뛰어난 재능을 가졌던 예술가로서
친절함과 겸손을 타고났던 그는,
항상 모든 이들에게 정중한 태도로 대하며
상냥하고 친절한 태도를 지녔던
온화한 인성을 지닌 몇몇 빼어난 인물 가운데에서도
눈에 띄는 존재였다.
-조르조 바사리 <<예술가 열전>>중에서-
세월이나 삶에 찌든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곱고 순수한 얼굴의 그의 자화상을 바라보며, 그가 어떻게 말하고 어떤 몸짓으로 사람들을 대했을지가 궁금했다. 다른 화가들의 성품이나 태도는 책의 설명으로 대개 상상이 되었다면, 라파엘로에 대해서는 예상되는 그것을 실제로 만나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인격적으로 인정받은 화가, 그리고 동시에 어린 나이에 실력까지 출중하여 군계일학처럼 두드러졌던 한 화가의 이른 죽음이 안타깝다. 어떤 책에서는 그의 바람기와 여인과의 정사 후 열병으로 죽었다는 이야기로 그에 말년에 대해 부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했지만, 그의 그림을 보면서 나는 그가 실제로 어떠했든 한 여자에 대한 사랑이 깊었음을 느꼈다. 역사라는 것이 그것을 남기는 사람들의 주관과 가치에 의해 왜곡되기도 하는 것이어서 라파엘로의 마지막이 어떠했을지에 대해서는 생각의 여지를 남겨두려고 한다.
이 그림 속 여인은 그의 그림에 여러 번 등장한다. 조르조 바사리의 <<예술가 열전>>에 의하면 그녀는 라파엘로가 사망할 무렵 사랑에 빠졌던 여인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여인을 세상에서 가장 순결하고 고귀하며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리고자 했던 그의 섬세하고도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이 그림 속 여주인공은 <젊은 여인의 초상>(라 포르나리나)의 여주인공과 같은 인물이라고도 하는데 그냥 보아서는 같아 보이지 않는다. '라 포르나리나'그림에 대해서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은 바로는, 몸은 라파엘로가, 그 얼굴은 제자 로마노가 그렸다고 한다니 그제야 두 그림이 다른 것이 이해가 간다. 사랑하는 여인을 사랑에 빠진 사람이 그린 것과 사랑에 빠지지 않은 사람이 그린 것과의 차이라고 해두자.
이 작품 <성 베드로의 구출>은 꼭 실제로 보고 싶다. 벽화이지만 실제로 빛이 나오는 것같이 느껴진다는 이 그림 앞에 서서 감옥에서 깊이 잠든 베드로를 깨우는 천사와 함께 내려온 저 빛을 내 눈에 담고 싶다. 잠든 영혼을 깨우는 것은 시끄러운 소리가 아니라 온화한 빛과 온유한 음성이다. 라파엘로를 닮은 빛을 담은 그림을 어서 빨리 만나고 싶다.
The Well-beloved
예경 ART classic 예술가 시리즈 네 권을 읽으니 시야가 넓어진 것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