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을 읽다

최고의 교육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_마틴 & 레네 메이어

핀란드 vs. 한국의 교육 혁명 로드맵

by Jianna Kwon
<최고의 교육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_마틴 메이어, 레네 메이어 하일 저/북하우스



세계가 핀란드의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2000년 OECD가 세계 40개국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한 표준화 검사인 '학업성취도 국제 비교 연구'(PISA, 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에서 핀란드가 읽기 분야 1위인 것을 시작으로, 3년 후에는 수학 분야 1위, 2006년에는 과학 분야 1위의 높은 결과를 보여준 이후부터였다. '무시험의 나라'로 유명한 핀란드가 어떻게 이렇게 높은 학업성취도를 나타내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게 된 것이다. 이 책은 핀란드 교육에 대해 핀란드의 교육 관계자 및 학부모들, 핀란드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의 인터뷰를 함으로 실제적인 정보를 준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두 사람은 아버지와 딸로, 아버지 마틴 메이어는 네덜란드 사람이지만, 뉴욕 주립대에서 학사와 석사과정을 밟고 러시아에서 교수로 지내다가 2000년부터 한국에 거주하며 청심국제중고교 철학 선생님으로 재직 중이고, 딸 레네 메이어 하일은 러시아에서 초등학교를 나와 한국에서는 중고등학교 과정을 거쳤으며 네덜란드 대학과 런던 대학에서 공부한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한국의 교육제도를 경험한 딸과 한국 교육제도 아래에서 선생님으로 재직 중인 아버지가 핀란드 교육과 한국 교육을 비교했기에 좀 더 객관적 시각으로 한국 교육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우선 핀란드에 대해 알아보자. 핀란드는 '평등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그들은 국가를 위해 자신의 유익은 미뤄둘 수 있을 만큼 다수의 행복과 이익을 위해 움직이며, 모두가 잘 되고 모두가 잘 사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택하며 발전하여 왔다. 핀란드인들은 강인하고 정직하고 근면하여 믿을만하다. 책임감이 강하고 현실적이며 소박한 편이다. 프라이버시를 매우 중시하며 과묵한 성격이 많다. 이러한 핀란드인들의 피가 흐르는 핀란드 학생들은 자신의 맡겨진 일에 개인적으로는 탁월함을 보이며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때가 많다.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지 않아서 팀워크에는 능하지 못한 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핀란드 교육의 특징은 무엇인가? 핀란드 학교는 '무시험'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핀란드 교육의 무시험을 매우 긍정적으로, 혹은 이상적으로 평가한다. 핀란드에는 사실상 표준화된 시험이나 학사시찰, 교사 평가, 학교 서열 등이 없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전혀 시험을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표준화된 시험이 없다 뿐이지, 교사나 지방학교 연합체가 만든 시험을 교사의 재량껏 실시하고 있다. 또한 핀란드 고등학생들은 졸업 전에 대학 입학 자격시험도 치러야 하며, 이 시험은 지식을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능력과 비판적 분석 능력을 평가하는 논술 문제로 3주에 걸쳐 총 50시간 동안 치러지게 된다. 핀란드에서는 교사에 대한 존경심과 지위가 상당히 높고 안정적이기에 많은 재원들이 교사의 길로 가고, 양질의 교육이 유지되었다. 또한 교사에 대한 믿음이 강해서 교사가 따로 평가를 받지 않아도 아이들에게 최선의 교육을 할 거라는 신뢰가 학부모들에게 있으며, 교사도 교사로서의 자부심과 명예로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하려고 노력한다. 타인이 보는 시선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교사 스스로 교육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고 연구하며 학생들에게 적용한다.

핀란드에서도 최근에는 교권이 떨어져서 학생들이 교사를 대하는 것들이 예전과는 다르다고 한다. 이는 한국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는 부정적인 현상이다. 또한 핀란드의 학업성취도 평가는 2009년 이후 이전만큼의 두드러지는 탁월함을 더 이상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핀란드 교육에 대한 관심도 식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더 나은 교육을 위해 핀란드 교육의 장점을 잘 알고 한국 실정에 잘 맞게 적용할 필요는 있겠다. '무작정 따라 하기'나 성급한 교육혁명은 결코 원하던 바람직한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핀란드 실정에 맞았던, 그 국민성과 그 역사와 함께 발전했던 그 교육이 당장 시스템만 들여온다고 우리나라 교육에 적합할 리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학교 서열이 너무 명확하고 대부분 객관식 시험과 암기 내용에 의해 아이들의 성적이 매겨지고 비싼 학비를 감당도 못하는 상황의 아이들까지 일단 대학에 밀어넣어지고 대학 졸업 이후의 급여까지 저당잡힌 채 공부하는 작금의 현실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이 책에서는 한국 교육의 강점을 가족이 주는 막강한 지원과 심리적 안정감으로 꼽았다. 한국 교육의 성공에는 부모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자녀교육에 대한 지나친 투자가 양날을 가진 칼과 같다고 주의를 주고 있다.) 유니세프 이노첸티 연구센터에서 14-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24개국 교육의 질을 평가한 것을 보면, 교육의 성공이나 실패는 학교 예산 규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세계적으로 학업성취도가 높은 것은 가정의 지원과 사교육, 그리고 학생들의 처절한 노력의 결과였다. 한국도 높은 PISA 점수를 가졌지만, 이는 학교가 효율적으로 운영된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것이 핀란드의 PISA 점수와 다른 점이다. 핀란드는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이 대부분의 교육을 담당한다면, 한국은 사교육과 공교육의 두 개의 학교가 아이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부모들의 헌신은 아이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였다. 아이들은 다른 나라 아이들보다 더 많은 사교육 속에서 지칠 만큼 공부했다. 이 모든 결과가 높은 학업성취도로 나타났다. '아이들 인생에 있어 PISA 점수가 중요한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아이들의 행복이 배제된 학업성취도 평가는 껍데기에 불과하지 않을까? 높은 자살률로 여전히 유명한 우리나라는 성공 위주의 교육의 실패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학업성취도 평가처럼 선명하게 나타내기는 힘들겠지만, '즐겁게 공부하고 경쟁이 아닌 자기발전을 위해 공부하는' 아이들로 키운다면 그것은 성공한 교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 아이들이 조건과 상급이 없어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무언가를 남보다 더 얻어내고 남보다 잘해서 어깨를 펴는 비교적 잘 나가는 인생보다는,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자신이 이전보다 더 나은 자신이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인생의 동력으로 삼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시스템 변화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각 가정에서의 작은 움직임들이 사그라들지 않고 일어나는 것도 나비효과를 일으키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The Well-beloved
이 땅의 모든 교육자들을 응원하며,
우리 모두 아이들에게 소망을 주는
바른 선택에 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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