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성당
2000년대 초반, 한동안 뮤지컬에 푹 빠져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정말 충격이었다.
무대 위 거대한 성당, 에스메랄다와 콰지모도의 비극적인 이야기,
현대적인 무대장식과 의상, 음악까지 모든 것이 너무 강렬해서 원작 소설까지 찾아 읽었다.
뮤지컬로, 책으로, 또 전공서적으로 접한 노트르담은 내게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프랑스의 상징이자 문화의 정수였다.
그런데,
2019년 4월 15일.
뉴스 속에서 불길에 휩싸인 노트르담 성당을 봤다.
“이게 무슨 일이지? 이런 일이 정말 일어날 수 있나?”
믿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그 순간, 2008년 숭례문 화재가 떠올랐다.
온 국민이 텔레비전 앞에서 울고,
잿더미 앞에 헌화하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숭례문과는 차이가 있다면,
숭례문은 방화에 의한 화재였고,
노트르담의 화재는 첨탑 보수공사 중 일어난 사고였다.
불길은 순식간에 첨탑을 삼켰다.
다행히도 노트르담 성당을 상징하는 전면의 두 탑은 남았고, 성당의 기본 골조도 무너지지 않았다.
그 후 프랑스 정부는 화재로 소실된 첨탑에 대해 국제설계공모를 열었다.
‘원형 복원’이냐, ‘새로운 형태로의 재탄생’이냐를 두고
전 세계 건축가들의 의견이 분분했는데, 내겐 그 사실 자체가 놀라웠다.
'문화유산은 원형대로 복원하는 게 당연한 일 아닌가? '
'문화유산의 복구에도 이렇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구나.'
결국 프랑스 정부는 원형 복구로 방향을 정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문화유산 복원의 의미와
그 접근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노트르담은 복구를 마치고
2024년 12월 시민들에게 다시 문을 열었다.
우리는 문화유산을 '살리기 위해' 수리를 하지만,
때로는 그 과정에서 오히려 문화유산이 상처를 입기도 한다.
노트르담의 화재는 그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준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