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경.
관람객이 없는 경복궁은 너무나 고요하다.
이미 배는 남산처럼 불러서 걷는 것조차 쉽지 않지만, 새소리, 바람 소리가 들리고 풀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는 출근길은 감동 그 자체였다.
다행히 아무도 없는 궁궐.
용기를 내어 조용히 혼잣말을 해본다.
"건출아~, 여기는 경복궁이야. 조선시대 임금이 살았던 궁궐이야. 어젯밤에 비가 와서 오늘은 하늘이 너무 맑고, 나뭇잎이 너무 푸르르고, 싱싱해 보여. 무슨 새인지는 모르겠지만 새소리도 들리는데... 너도 들리지?"
그렇게 매일 아침, 궁궐태교를 하면서 10개월간 경복궁에 출근을 했다.
그 아이가 벌써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이 답답할 때면 가끔 경복궁을 한 바퀴 정도 뛰러 나갈 때도 있다.
처음엔 운동 좀 시켜보려고, 체중을 좀 줄이게 하려고, 슬쩍 꼬드기고 설득해서 달리게 했던 아이였는데,
이제는 혼자 경복궁을 걷고, 달리고, 가끔은 자전거로 한 바퀴 휭 돌고 오기도 한다.
어쩔 댄 친구와 수다를 떨며 걷기도 한다.
고3이 되고 나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모습이지만, 그래도 땀방울의 개운함을 아는 아이니까, 언제든 마음을 먹으면 다시 걷고, 다시 달리겠지.
그때, 다시 함께 달릴 수 있다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