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원어민 수업 필요한가요?

원어민 수업에 필요한 조건


엄마표 영어를 시작한 엄마들은 아이들의 영어 말하기를 위해 원어민 수업을 하고 싶어 해요. 특히 엄마가 영어 말하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말하기'부분은 엄마가 채워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더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원어민 수업에 대한 의견들을 다양하지요. 어떤 사람들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들 합니다. 제 의견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대답이 모호하다고 하실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 유아시기에 원어민 수업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분들의 의견은 가성비 문제를 얘기합니다.  원어민의 수업이 결코 저렴한 금액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지요. 대부분 평균적인 시세를 이야기하자면 시간당 4만 원~5만 원의 금액을 줘야 하는데 그 보다 더 높은 금액을 요구하는 원어민들도 있지요.


일주일에 1회, 1시간을 한 달로 치면 4시간의 노출시간이 나온다는 얘기지요. 문제는 수업 시간 동안 아이가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느냐, 또는 얼마만큼 양질의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지요.


© BiljaST, 출처 Pixabay



원어민과의 수업 전에 엄마가 이미 아이에게 해야 할 것은 충분한 인풋을 넣어주는 일입니다. 누군가 대화를 한다는 것의 기본은 상대의 말을 들을 수 있는가에 있지요. 상대가 하는 말을 들을 수 있고, 그에 따른 적절한 대답을 해야 하는데 문제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원어민 수업을 넣어버리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영어에 대한 흥미를 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낯선 언어, 낯선 외모의 외국인을 처음 접하는 유아들은 오히려 거부감을 갖거나 부담을 느낄 수도 있지요.


특히나 유아들은 교육보다는 보육에 더 중점을 둬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유아를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이의 발달 과정에 대한 이해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즉흥적인 행동을 많이 하고, 표현이 서툴러 과잉행동을 하기도 하지요. 그럴 때 대응해낼 수 있는 노련함이 분명 필요한데 대부분의 원어민들의 경우에는 영어만 할 줄 아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라면, 원어민 수업 1시간 동안 아이가 영어를 듣고, 말하는 것은 상당히 적을 수밖에 없지요. 만약 금액이 적어서 체험 정도로 해준다면 모를까 원어민의 수업으로 아이의 영어 실력을 올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 Tumisu, 출처 Pixabay


원어민 수업이 필요한 아이도 분명히 있어요.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원어민 수업이 영어에 대한 흥미를 끌기도 합니다. 그런 아이들의 경우에는  원어민 수업이 필요하기도 하지요.


또 엄마표 영어를 통해서 영어 영상 노출이 잘되어 있고, 소리 노출이나 그림책 읽기를 통해서 듣기가 잘되어 있는 아이들이 있지요. 오랜 노출환경  덕분으로 영어 말하기가 툭툭 터지는 친구들이 있어요. 생활 속에서 영어로 말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아이 스스로도 영어로 말하는 것을 즐기며 엄마에게 영어로 얘기하는 시간을 갖자는 아이의 경우에는 원어민 수업으로 연결하는 것도 좋아요.


아이는 영어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데 엄마가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받아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조금씩 영어 말하기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됩니다. 그런 경우에는 원어민 수업을 해보는 것도 좋아요.  다만 이때에도 원어민의 수업이 아이의 영어 발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인정하셔야 합니다. 아이가 영어를 언어로 인식하고, 소통에 목적이 있음을 깨닫게 하는 정도만으로 충분합니다.


거기에 엄마표 영어를 병행하고 있다면 그 원어민과 말하기를 하기 위해서 영상을 보거나, 그림책을 읽는다는 명분이 생기게 되기도 하지요.  다만 그 정도의 목표라면 원어민 수업의 비용이 비싸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는 없다는 것이예요.  적절한 금액의 수업을 구하지 못한다면 이때부터는 엄마가 생활 영어를 공부해서 아이에게 써주는 것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joshapplegate, 출처 Unsplash




원어민 수업을 만약 하게 된다면 그 수업을 무엇을 채워야 할까 고민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대부분의 원어민의 경우에는 커리큘럼이 없습니다. 단지 영어로 말할 수 있는 것 외에 특별히 준비해주는 것은 없지요. 간혹 파닉스를 가르쳐주는 원어민도 더러 있지만, 파닉스는 원어민 선생님보다 한국의 영어 선생님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잘하십니다. 차라리 많이 가르쳐 본 학습지 선생님이 훨씬 나은 것이지요. 원어민 수업은 '말하기'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거기에 원어민 선생님이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고, 책에 대한 내용을 영어로 이야기를 나눠본다면 더 좋을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미 이 아이는 집에서부터 영어 그림책을 엄마와 읽어본 경험이 많아야 합니다. 그래야 수업에 몰입을 할 수 있고, 수업 이후에 다시 그 책을 읽으면서 연계가 될 테니까요.


노출이 없고, 아웃풋도 없고 엄마가 집에서 어떠한 연계를 해주지 않는 환경에서 만나는 원어민 수업은 한 마디로 '돈 낭비'입니다. 거기에 유아 때 그 정도의 노출 시간이라면 아예 남는 것이 없습니다. 원어민 수업은 배우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아는 것을 확인하는 일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가성비를 논할 만큼 저렴한 수업비용을 들인다면 모를까 굳이 영유아기에 원어민 수업을 시킬 이유는 없지요.



물론 제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저는 원어민 수업을 했어요. 큰 애가 영어를 싫어하는 상태였어서, 놀이식 영어 수업을  처음엔 한국 선생님이 3개월 정도 진행했어요. 그 이후에는 외국인 선생님이었데 그때의 수업비는 1시간 15000원이었습니다. 목표는 영어는 언어이니, 선생님의 말을 잘 듣고, 시대로 움직일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판단했습니다. 대부분의 선생님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고, 당연히 한마디도 못했습니다. 선생님이 읽어주는 그림책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것은 이미 엄마가 읽어줬던 책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아이는 단순히 수업시간에 미술을 하니까 재밌다고 받아들였습니다.


원어민이 다들 그렇듯 오랫동안 인연을 맺고 길게 함께하는 경우는 드물었어요. 길면 6개월, 짧으면 1달. 다행이었던 것은 아이들이 의자에 앉아있는 버릇이 잘 들어있었고(선생님이 보육에 신경 쓸 일이 없었음), 선생님 말을 잘 듣는 편이라 선생님이 진행하시는 데 어려움이 없었어요. 선생님께 요청드린 것도 그냥 아이들과 즐겁게 놀다가시면 된다는 것만 강조했습니다. 그 이후에 구한 원어민 선생님들도 시간당 2만 원 이상 돈을 들이지 않았습니다. 원어민 수업은 가성비가 중요하니까요.


그러는 사이 엄마는 영어 인풋을 넣어주는데 몰입을 했고, 시간이 갈수록 집에서 영어로 말하는 일이 훨씬 많아졌지요. 듣기가 발달하니, 쏟아내는 어휘의 수준도 올랐고, 표현이 정교해지고 있음을 느꼈지요. 그럴수록 아이는 외국인과 말하고 싶은 욕구가 더 커졌지요. 그러면서 화상수업을 연결했어요. 아이는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고, 읽을 수 있는 상태이다 보니, 원어민 선생님이 수업을 끌고 가기가 편해졌지요. 한마디로, 아이와 다양한 방식으로 영어를 성장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아이가 듣기조차 잘 되지 않는 상태라면 의지가 불타오르는 원어민 선생님이라도 가르칠 방법이 없으니까요.


© accrualbowtie, 출처 Unsplash


고로, 만약 원어민 수업에서 적절한 시기가 있다면, 아이에게 영어의 인풋이 얼마만큼 차 있는가가 관건이 된다고 봅니다. 적어도 3년 이상, 들을 수 있고, 읽을 수 있는 수준이 3점대 갱지 챕터 정도까지 끌고 왔다면 가성비를 운운하지 않아도 원어민 수업을 시켜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성비가 좋은 원어민 수업은 안 할 이유가 없지요.


원어민 수업에 대한 목표가 낮고, 생각보다 착한 금액의 수업을 만난다면 해보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이전 14화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엄마표 영어를 시작한다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