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아이가 '영어 말하기'가 가능하려면?

영어 못하는 엄마, 아이가 영어로 말할 수 있게 만드는 비법


영어를 못하는 엄마, 아이가 '영어 말하기'가 가능하게 하려면?



엄마표 영어를 시작했을 때, 저는 영어를 하지 못하는 엄마였고, 지금도 잘하는 엄마는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아이는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평소에도 자매끼리 영어로 대화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 수준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일상적인 대화는 가능합니다.  거의 대부분 역할 놀이할 때 주로 하는데, 가끔 듣고 있으면 내가 생각지도 표현을 해서 놀랄 때도 있지요.


한때는 엄마의 영어 실력의 한계가 내 아이들의 영어의 한계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한적도 있었어요. 언어라는 것은 상호작용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지요. 언어를 습득하는 것에 제일 중요한 것은 환경인데, 이 환경에 배우고자 하는 언어를 쓰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것이 분명 아이들의 언어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엄마의 영어는 사실 고등학교 혹은 대학 교양 수업에서 마감을 합니다. 그 이후 영어를 써야 하는 회사를 에 들어가지 않는 한 영어를 쓸 일도, 영어책을 읽을 일조차 없지요. 저 또한 큰 애 때문에 6세 때 처음으로  내려놓았던 영어를 다시 시작했어요. 예상대로 당연히 영어로 된 그림책을 읽어주는 일도, 영어로 말을 걸어주는 일도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차고 넘치는 인풋이 있으면 말하기는 가능해집니다.


언어감각이 있는 아이들은 워낙 말하는 것을 좋아해서 많이 듣다 보면 터진다고 하지만, 단지 우리 아이들이 그저 성향 때문이라고 생각지 않아요. 왜냐하면 큰 애는 6세까지 밖에 나가면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아이였고, 심지어 키가 작고 왜소한 큰 애가 영유아 검진을 가면 말 한마디를 안 해서 의사 선생님이 말은 하냐고 물을 정도였거든요. 엄마와는 대화가 잘되는 아이였지만, 밖에 나가면 엄마 뒤에 숨어 있던 아이였지요. 그러니 아웃풋을 내지 못하는 것이 단순히 성향 탓이라고만 할 수는 없지요.


엄마가 영어를 잘하지 못해도, 아이가 부끄러움이 많은 성향을 가지고 있어도 누구나 '영어로 말하기'는 가능합니다.





아이 수준에 맞는 영상과 소리 노출 하기! 그리고 반복하기!


일정한 기간 동안 영어노출이 있었음에도 아이에게서 말하기가 터지지 않는다면, 아이에게 하고 있는 인풋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디브이디 수준은 아이의 나이와 영어 수준에 적절한 지, 그리고 정확히 얼마의 시간을 노출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말하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영상 시청'이에요. '듣기'는 '말하기'와 직접적인 연결이 되지요. 보여주는 영상이 지나치게 빠르거나 어려우면 아이들은 생각만큼 영어를 귀로 담지 못해요.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의 영어 영상을 일정한 반복을 통해서 보거나 들으면 따라 말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게 되고, 그런 행위들이 길어지면 적절한 상황에서 모국어 대신 영어로 바꿔 쓰기 시작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영어의 발달은 모국어가 발달하듯이 영어의 성장과정도 똑같은 과정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아기들이 언어를 배울 때 처음에는 옹알이처럼 억양은 있으나 불분명한 언어로 이야기를 하지요. 그러다가 단어를 말하고, 단어와 동사를 붙여말하는 것처럼 조금씩 언어를 확장시킵니다.  영어도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아는 단어를 섞어서 표현하다가, 익숙한 문장들은 외워서 말하기 시작합니다. 아주 어린아이들의 경우에는 영어식 억양을 내기도 하는데 마치 옹알이와 비슷하게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아이가 봐줘야 할 수준의 영상을 꾸준히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많은 소리를 귀에 담을 수 있고, 따라 말할 수 있는 있는 말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노출 방법이지요. 다만 많은 엄마표 영어를 하는 분들이 영어로 된 것이면 무엇이든 지 좋다는 인식과  아무거나 무조건 일정한 기간을 노출하는 것만으로도 아이가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에요. 또 다소 영상의 수준이 높은 것은 알지만 아이가 곧잘 앉아서 보고 있으므로 아이가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정말 제대로 인풋이라면 그 인풋은 6개월만 지나도 어떤 식으로든 아웃풋을 만들어 냅니다. 1년 간 페파 피그를 열심히 본 아이는 어느 정도 지나면 페파의 대사를 따라 하거나, 페파가 말하는 순간 같은 속도로 대사를 쳐버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 얘기는 영상의 내용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얘기이고, 그들의 대화 소리가 귀에 들린다는 얘기이며 그래서 쉽게 따라 말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아직 어린 친구들에게 따라 말하기를 억지로 시키는 엄마들도 더러 계시지만 굳이 아이에게 시키지 않아도 제 수준의 것을 제대로 일정기간 보게 되면 저절로 하게 되어 있어요. 아직 귀에 담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그 행위는 어떠한 인풋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자칫 아이에게 영어의 흥미를 떨어트리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합니다.


또, 아이가 굳이 디브이디를 바꿔달라고 하지 않았음에도 엄마가 이유 없이 다른 시리즈를 바꿔주는 경우가 있지요. 언어 습득의 핵심은 '반복'에 있어요. 반복에는 잦은 반복이 있고, '큰 반복'이 있어요. 비슷한 수준의 영상을 준비해서 틀어주면 비슷한 어휘들이 겹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똑같은 에피소드를 틀어주지 않아도 반복이 되는 효과가 있지요. 거기에 대부분의 디브이디들은 여러 개의 시즌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굳이 다른 디브이디를 찾기보다는 시즌별로 전체를 보게 해 주고, 아이가 거부하지만 않는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보여주는 것도 좋은 노출 방법입니다.


영상을 노출할 때, 이 디브이디를 끝까지 다 보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더 볼지 그만 볼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그 내용을 얼마만큼 이해했는지, 그래서 얼마만큼 귀에 담을 수 있고, 따라 말할 수가 있는지가 관건이지요. 어떤 분들은 단지 아이가 본 것이 그 아이가 그 수준을 넘어서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더러 있지요. 만약 여러분의 아이가 '페파'나 '루비'처럼만 말할 수 있다면 모를까, 그 수준이 지났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생활영어 먼저 노출하기!


국내 전집에 대해서 많은 분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엄마표 영어로 유명한 분들은 출판사의 상술에 놀아나지 말라며 국내 전집을 굳이 사지 말라는 말을 많이들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경우에 따라 적절히 이용하면 좋은 효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유아들에게는 외국에서 수입한 영어 원서가 낯설고 어려울 수도 있지요. 또 그것을 아이에게 읽어줘야 하는 엄마 입장에서는 첫 시작으로 그다지 어렵지 않은 국내 전집을 이용하는 것은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국내 전집의 경우에는 대부분이 DVD, CD, 책, 읽어주는 세이펜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거기에 다루고 있는 주제가 기초어휘와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문장들이 담겨있어요. 고로 이제 시작한 아이들과 그 부모에게는 접근성이 용이하고 아이들도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어휘가 한정적이고, 문장이 지극히 단순하기 때문에 일정기간 노출이 되면 더 이상 사용가치가 없어진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그러므로 일정기간 똑똑하게 노출을 하고, 정리를 할 필요가 있지요.  그러기엔 국내 전집의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긴 합니다. 비싼 금액이라는 부분까지 감안을 한다 치더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투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아이들에게 저는 생활영어를  먼저 가르쳐 주려고 국내 전집을 먼저 활용했어요. 그 이유는 영어 그림책으로 해주고 싶어도 엄마인 제가 영어 그림책에 대한 정보나 방향이 잡히지 않았었기도 했고, 아이들에게도 영어를 쉽고 편안하게 접근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간단한 생활 영어 조차 알아듣지 못하는 아이라면 외국에서 재작 된 영어 DVD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판단해서였지요.


그래서 국내 전집을 준비해서 순서대로 노출하기 위해 스케줄표를 만들어 일정기간을 반복해서 노출하는 방식을 선택했지요. 반복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어요. 반복을 유도하기 위해 비교적 거부감이 덜한 아침시간을 이용해서 영상을 노출하기 시작했어요. 자다 깬 아이들은 어제 봤던 내용이라고 해도 잠결이라 큰 거부감 없이 영상을 시청했지요.



반복을 하니, 외우는 말들이 많아지고 그런 표현들을 일상생활에서 하나씩 바꿔 쓰는 날이 생기기 시작했지요. 기초어휘와 문장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고 판단했을 때 페파 피그 같은 생활 영어가 많이 들어있고 어렵지 않은 DVD를 틀어주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잘 들리는지 집중해서 영상을 시청하고, 따라 말하는 부분이 더 늘어나기 시작했답니다.


생활 속에서 언어 자극 주기!


인풋을 넣어주면서 적절한 언어 자극을 주면 아이들의 아웃풋을 더 빨리 끌어당길 수가 있어요. 언어는 '상호작용'이 있어야 습득이 빨리 일어나기 때문이지요. 그냥 알고 있는 것과 생활 속에서 한마디라도 써 보는 것은 확실이 달라요. 아이가 영상이나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영어의 표현을 엄마나 혹은 아빠가 생활 속에서 써주면 아이들에게는 그 자체가 언어 자극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언어 자극을 주기 위해서는 엄마가 영어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엄마가 영어를 잘하면겠지만, 대부분의 엄마들이 읽을 수는 있지만 자연스럽게 영어로 말하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엄마표 영어를 하는 분들 중에는 생활영어를 따로 공부해서 써주는 분들도 더러 있으세요. 물론 저도 공부를 하긴 해봤지만 생각처럼 영어 표현이 잘 외워지지 않아요.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하지만 육아와 살림만으로 너무 벅차서 해내기가 쉽지 않았어요.


언어 자극이라는 것이 꼭 유창한 영어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엄마가 영어를 잘하면 좋겠지만 만약 그것이 어렵다면, 그것을 적어서 보이는 곳에 붙여두었다가 하루에 한 번씩만 영어로 말을 걸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냉장고 앞이나, 화장실 등 아이에게 하고 싶은 영어 질문들을 적어두었다가 지나가듯이 한 번씩만 질문해주는 것으로도 언어 자극은 되거든요.


저는 국내 전집에 나온 영상에 표현들을 아이들이 다시 상기시킬 수 있도록 언어 자극을 주었어요. 엄마의 영어능력이 뛰어날 필요 없이 이것은 엄마의 정성과 관심만 요구되는 일이에요. 언어 자극이라는 것이 회화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주 들었던 표현들을 아이 앞에서 한 번씩만 써 줘서, 이것이 '언어'라는 인식을 갖게 하기 만들기 위함입니다.


거기에 대화체가 많이 들어있는 책들 위주로 반복해서 읽어주는 활동을 병행했지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영상에서 한번 익힌 표현들을 영어 그림책에서 자연스럽게 연계해서 자동 반복하게 되었고, 생활 속에서 한국어를 쓰는 대신 그 표현을 영어로 바꿔 쓰는 것이 늘어나기 시작했답니다.



작은 아이의 아웃풋이 집에서 마구 쏟아질 때, 어린이집 생활이 궁금해서 선생님께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혹시 어린이집에서 영어를 쓰냐고 물었더니 아이는 전혀 쓰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집에서 아이가 많은 시간을 영어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엄마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작은 애에게 왜 영어를 쓰지 않느냐고 물어보았지요. 그러자 아이는 이렇게 말했어요.  


"선생님이랑 친구들은 영어 못해!"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영어를 쓰지 않았던 이유는 어차피 말해도 알아듣지 못한다고 생각해서였어요. 그런데 만약 아이가 집에서 영어로 말하고 싶어도 집에 있는 사람들이 영어를 못한다고 인식해 버리면, 아이는 입을 다물게 돼버리고 말아요. 고로 엄마가 언어 자극을 주면서, 아이가 말을 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말하기를 멈추지 않고, 발전시켜 나갈 수가 있게 됩니다.



 또한 아이의 영어 표현이 설사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지적하거나 혹은 제대로 된 표현을 쓰게 하려고 하면 아이는 점점 영어로 말하는데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아이가 만약 잘못된 표현을 썼을 지라도 고쳐주려고 애쓰지 말고, 영어로 말하려고 한 것에 대한 칭찬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엄마가 굳이 고쳐주지 않아도 수준에 맞는 노출을 계속해주면 아이들은 알아서 오류를 수정합니다.






제대로 된 노출은 아이에게 '영어로 아무 말 대잔치'를 열게 합니다. 수준에 맞는 노출로도 아이는 영어로 말하기가 가능해집니다. 엄마가 언어 자극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의 영어 말하기가 되지 않은 것도 분명 아닙니다. 하지만, 아웃풋을 좀 더 빨리 끌어낼 수 있는 방법임은 분명하지요. 고로 영어가 가능한 엄마가 하는 엄마표 영어의 아이들이 빠른 아웃풋으로 주변 사람의 시선을 끄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저처럼 언어 자극을 주는 것도 방법이지요.


빠른 아웃풋을 위해 애를 쓸 필요가 없다는 분들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엄마표 영어를 5년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이 길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니라는 것이에요. 그나마 이 길을 계속 걸을 수 있었던 단 하나는 아이들의 발전을 눈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만약 아이들이 이렇게 한 번씩 아웃풋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엄마표 영어가 더 어렵고 불안했을 겁니다. 그럴 때마다 다른 길을 찾아다니느라 방황했을 테지요. '차고 넘치면 터진다는 말'이 얼마나 모호하고 불분명한 대답인지는 진행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것보다는 차라리 정확한 방법을 말해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영어 말하기를 위해 도전해보세요!






이전 15화 원어민 수업 필요한가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