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저의 지난 글들을 읽어 보셨나요?
혹지 읽지 못하셨다면 제 브런치북을 먼저 읽어보시면
왜 이사람이 이렇게 바둥거리고 있는것인지 아실수 있으실거예요
반년동안 저는 치정으로 얼룩진 결혼생활을 마무리지었습니다.
결혼생활은 저에게 많은 것을 남겼어요.
골 때리지만 사랑하는 아들을 남겼고, 공돈 3천만 원(상간녀소송의 위자료), 재산분할로 받은 금액, 그리고 주담대를 위한 빚도 생겼습니다.
무형적인 것으로는 소송을 견뎌낼 멘탈, 이제는 필요 없을 바람 잡는 방법, 남자에 대한 불신, 그리고 나도 무언가를 해결해 낼 수 있다는 자존감의 씨앗이 뿌려졌어요.
"만세! 드디어 해방이다!!"
니콜키드먼처럼 환호하는 이혼은 아니었어요.
어금니를 꽉 깨물며 "나는 무조건 잘살고 만다" 하는 독기(?)로 시작된 삶이었습니다.
혼자 번 돈으로 아이와 나 둘이 꾸려나가는 가정경제나, 아이가 크면서 생기는 좌충우돌사건, 우울감, 가족의 투병등으로 하루를 어떻게든 살아내는 것은 쉽지 않았어요.
어린아이가 아빠를 찾으며 울 때는 형용할 수 없는 마음에 괴로워하고, 빚이 쌓여갈 때는 불안함에 잠 못 들었습니다.
제가 아프면 우리 집이 돌아가지 않겠다는 위기감으로 매일을 살아냈어요.
하지만 제가 이혼녀로, 돌싱으로 살아온 기간을 스스로 평가하더라도 참 괜찮아 보이는 시간이었어요.
직장에서 안정적으로 일을 했고, 연봉은 조금씩 높아졌어요.
투자공부를 했고, 성과를 내기도 했어요.
(안타깝지만 지금은 역전세로 바닥에 납작 엎드려 숨 쉬며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에요.
혹시 부동산투자하고 계시는 다른 분들은 지금 괜찮으신가요? 아무튼 저는 지금은 숨만 쉬고 있습니다.)
남자에 대한 배신감으로 누군가를 못 만날 것 같았지만 또 좋은 사람을 만나 장기간 연애도 하고 있어요.
그놈이 그놈이라 생각했는데 그놈이 그놈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새로운 음식들도 먹어보고, 아이를 데리고 열심히 여행도 다녔어요.
건강을 위해 운동도 꾸준히 다녔고요.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오래 다니기도 했어요
"너 참 당차다" "정말 부지런하게 사네요? 원동력은 어디에서 나와요?"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어요.
무언가 쉴 새 없이 하고 있는 저를 보면 주변사람들을 신기해했어요.
왜 주변에 보면 그런 사람 있잖아요.
일하고 집안일만 해도 난이도가 높은 삶인데 어디에서 계속 새로운 걸 혼자 부스럭부스럭하고 있는 사람이요.
그게 바로 저였어요.
하루를 충실히 사는 것 같은데, 무언가 저에게 남는 것이 없는 것 같은 하루.
별로 걱정할 것이 없는데 걱정하고 있는 제모습.
그리고 무엇보다 제 삶이 재미가 없었어요.
끊임없이 무엇을 하고 앞을 향해 달려가는데 왜 저는 그렇게 재미가 없었을까요?
그렇잖아요, 무엇을 할 때는 재미가 있거나 의미가 있거나 아니면 돈이 되거나 얻어지는 게 있으니 열심히 달릴 텐데요. 저는 그런 게 없었어요.
가족들과 여행을 계획하고 여행을 떠났지만 여행자체를 온전히 즐길 수 없었어요.
다른 동네를 구경도 열심히 다니고 소위말하는 대장아파트 투어를 하면서도 불안감이 있었어요.
값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지만 감동이 없었고요.
콘서트를 가거나 공연을 보거나 전시회를 가도 마음에 무언가 느껴지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를 몰랐어요.
남자친구의 연애도 만난 기간이 오래되니 익숙함이 있었지만 어찌 보면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것들을 맞추고 있는 제가 있었어요.
그냥 저는 의무만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야 한다는 의무, 부모님께 효도해야 한다는 의무, 직장인으로서 직장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무 말이에요.
이 글을 읽는 분은 어때요?
어떻게 하루를 살고 계세요?
즐겁고 재미있게 하루를 살고 계신가요?
저는 모두 저처럼 살고 있는 건가 했어요.
사는 건 별재미 없는 거구나 하고요.
그냥 다른 사람들이 재미있게 살고 있다 하고 부러워해주니 나는 재미있게 사는 거구나 했어요.
'이거 제대로 사는 거 맞겠지?!' 정도의 느낌을 가지고 말이죠
저는 30대에 세상에 똑바로 서야 한다는 공자님의 말처럼 이립 하지 못하고, 그저 이혼의 상흔에 흔들렸어요.
이 흔들린 상흔도 누군가는 잘살고 있다고 이야기하겠지만 불현듯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저에게 남은 30대를 후다닥 이립하고 40대는 불혹의 시기를 맞이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대로 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는 저를 찾기로 했어요.
40이 다 되어가는데 좋아하는 음식을 말할 수 없고, 40이 다 되어가는데 좋아하는 음악장르도 말할 수 없고, 40이 다 되어가는데 제인생의 베스트영화를 이야기할 수 없는 저.
싫어하는 것만 아니면 타인의 취향을 수용하는 삶을 사는 저를 이제야 바꿔보려 해요.
40을 목전에 두고 제쪼대로 살아보고자 합니다. 인생을 재미있게!!
체면 때문에 못해본 것, 남들 보기에 부끄러워서 못해본 것 다다다다!! 해보려고요.
이 브런치북은 30대 후반 아이 키우는 돌싱 비채가 저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어요.
와! 소리 나게 근사하게 살아보려 해요.
함께 응원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덧. 비채의 일상은 인스타그램 @bechae_story 에서(https://instagram.com/bechae_story?igshid=YmQxcThxZTM3NWJz)
비채의 고군분투 저를 찾는 과정은 블로그에서 확인가능합니다. https://blog.naver.com/be-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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