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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채 Mar 05. 2024

좋은 연애였다고 정신승리 하는중

얼마전 작가가 되었다.



책에 신나게도 

나는 좋은 연애를 하고 있다고 썼는데

이걸 되돌릴수도 없고


조금 민망하지만

이별했다 



뭐 누구든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으니까

그건 연인관계뿐 아니라 

가족관계도 동일하다



누군가와 이별하고 사는게 

사람의 삶이니까 말이다.



언제가 되었던지 겪어야했던 일이

조금 더 이르게

드라마처럼

서로 좋은 감정이 남아있을때

그렇게 왔을 뿐이다.




내가 선호하는 연애는 무엇이었을까? 

하고 생각해보면



내가 주도하는 연애보다

따라가는 연애였다

(물론 주도하는 연애가 

나쁘다는것은 아니다)



따라가는 연애에서

상대방이 나를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그 사람의 삶에서 내가 얼마만큼 

차지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고

안정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따라가는 연애는

그만큼 나에대한 책임감도

상대방이 크게 느낀다.

(지극히 내 입장에서는

그런 감정들이 소중해서

더 따라가는 연애를 선호하는것 같다)



책임감이라는것이

이 사람의 일생을 책임져야 한다는게 

아니라, 관계의 방향을 말한다.


내 인생도 내가 책임을 못지는데

연인에게 내 인생을 책임지라고는

말 못하지 않겠는가



당신의 연애스타일은 어떤가?




요즘 연애는 

남자들의 여자에게 극히 맞춰주고,

여자의 결정이 더 만족스러워 하는

초식남들이 많다고 한다.




말이 좋아 남자가 배려하는 연애지

여러가지를 여자에게 물어보고 

여자의 선택을 기다리는건

회피성향일 수 있다.



내면에는

내가 하자고 하는걸 했다가 


재미없어할까봐

맛없어 할까봐

실망할까봐


본인이 선택하는것을 회피하는거다.

책임져야 하니까 말이다.





아무튼 나이가 40에 가까워서야

내가 선호하는 연애나 

선호하는 남성향이 

우리 관계에 강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는것임을 알게되었다.




연애를 많이 해보면 어떤것보다 

자신에 대해 잘 알게된다고 한다.



내 생각, 내 말투, 내 상황을 알게되는거다.



가장 가깝게 여기는 사람과

상처받고, 사랑받고 

상처입히고 사랑하며

알아가게 되는거다.




내가 첫취업했던곳의 상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함부러 몸 놀리지 말고 얌전히 있으면,

좋은 선자리 구해줄테니 기다려"


지금생각하면 황당하다.

좋은 선자리는 뭐였을까?





그냥 치열하게 연애를 했으면

좀더 나에대해 더 잘알았지 싶다.


남들은 20대면 안다는걸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인걸까?






어제는 내 몸안에 있는 

수분이란 수분은

눈으로 다 빠져나가는것 같았다



대체 지금 나는 왜 이토록 울고있는가?

내가 느끼는 감정이 뭘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침대에 누워서 잘 때까지 울었다


자문자답을 해봐도 

왜 이정도로 우는건지

모르겠다.


울려고 운것은 아닌데 

그냥 후두둑 하고

눈물이 떨어졌다. 



아마 함께한 시간이 긴만큼

그냥 마음이 비어버려서

몸이 울고싶었던게 아닐까?




이틀밤을 거의 못잤기에

출근을 위해 자야했다

도무지 잠이안와서 

맥주 두캔을 시원하게 마시고

끔벅끔벅 자다깨다 반복했다.




오늘아침은 퉁퉁 불어서 

잘 떠지지 않는 눈과

못자고+안먹고+술먹는 진상짓을 하니

다시 팔이 가려워오기 시작했다 ㅠ.ㅠ




!!!!!!




먹기싫다고 안먹고

자기싫다고 안자면 안되겠다

억지로 먹고

억지로 자야겠다


40대가 가까워진 나는 

이제는 예전같지 않다

운동도 해야겠다




막상 출근한다고 집밖을 나서니

아직 봄이라고 하기엔 차가운 바람과

아이들이 학교를 가기위해

삼삼오오 모여가며 떠드는 소리도 들리고

하루가 똑같이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같았으면 눈물이 미친듯이 쏟아져서

일이라도 하겠나 싶고



오랜시간을 함께 했는데

내 삶에 무언가가 툭하고 떨어져버렸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똑같았다




똑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일하는 시간에는 충실하고

퇴근을 하고

식사를 챙기고



마무리못한 일을 가볍게 정리하고

그냥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하루를 일정한 패턴으로 지내는것이 

얼마나 큰 힘인지

내 삶을 흔들었던 일들이 있었던 

순간마다 느낀다.


불안할때

슬플때

괴로울때

더 움직이고, 더 평소처럼 

똑같이 행동해야

그 경험만으로도 나를 더 성장시킨다.



왠지 나는 더 성장한것같다.

이러다가 죽기직전까지 

성장하는 여자로 남지않을까?

그것은 꽤 기분좋은 상상이다.




어쨌든, 정신승리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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