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 만큼의 가족
남편과 상간녀는 소송을 취하하도록 나를 계속 설득했다.
한집에 살면서 남편의 다중인격 같은 모습을 보는 것이 힘들어 친정집에 꽤 오래 머물렀다.
남편은 내가 설득이 되지 않자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해 [소송취하할수 있도록 나를 설득해달라]고 했다.
엄마가 그렇게는 못할것같다고 하자 [유서를 쓰고 죽어버리겠다]고 했다.
직장에서 일을하다 전화를 받은 엄마는 손이 벌벌 떨려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고 했다.
곧바로 나에게도 전화가 와서 [죽어버리겠다]고 했다.
나는 [그냥 죽어버리라]라고 했다.
하루는 [친정집으로 찾아와서 다 죽여버리겠다]고 했다.
[그러라고 했다.
찾아오면 경찰이 기다리고 있을거다]라고 했다.
한번은 아빠를 찾아와서 [나를 말려달라]고 했다.
아빠는 그냥 [내가 하는데로 내버려두라고 했다. 자네가 그렇게 해서 좋을것이 하나도 없을것이라] 했다.
남편의 기행과도 같은 모습에 나와 가족의 안위가 걱정되고 불안했다.
단지 나는 목적이 뚜렷했다. 이미 그들이 시작해버린 이 일을 어떻게든 마쳐야했다.
남편이 나를 밀칠때도, 물건을 집어던질때도 오히려 더 냉정해졌다. 지금 상황을 해결하는 일에 집중했다.
내가 냉정해질수록 남편은 초조해했다. 물건을 집어던지는 모습을 보고 사진을 촬영하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잘못했다며 빌고 사과하며 던진 물건을 주웠다.
그리고 나는 복직을 신청했다. 이혼을 하더라도, 하지 않더라도 돈이 필요했다.
처음으로 내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음에 감사했다.
얼마 후 상간녀소송의 판결이 났다.
합의할줄알고 있었다고, 무슨 마음이었을까? 상간녀는 판결문에 적혀있는 위자료를 지급하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지금도 빚이 많고 아픈 친정부모님이 있으며 전업주부라 돈이없다고 했다.
상간녀는 처음에는 지급하지 않을수 있게 선처해달라더니 지연이자가 15%씩 붙기때문에 어딘가에서 3천만원을 만들어 왔다.
판결금 3천만원, 소송을 시작한 날로부터 지연손해금 110만원 소송비용 또한 상간녀가 부담하였다.
변호사보수는 330만원이었지만 법적으로 인정되는 최대치 21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약속한 성공보수를 빼고 법무법인으로 부터 지급받았다.
변호사를 수임하기전 상간자소송으로 받을수 있는 최대금액은 3000만원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객관적으로 볼 때 나는 최대금액을 수월하게 받은것이다.
(수년의 불륜에도 상간자소송의 위자료 최대치는 3000만원이었다. 남편과 상간녀의 불륜기간은 만3개월 이었다.)
마치 내 가정을 해체하는 위로금이 3000만원밖에 되지 않는것 같은 기분이다.
30억을 준다해도 보상이 되지 않고, 30억을 준다해도 나는 내 가정을 지키는것이 더 좋다 할것인데 내 가정이 깨어지는 대가가 3000만원이었다.
누군가는 위자료를 받아서 외제차로 바꾸기도 했고 누군가는 위자료로 성형을 하기도 했다.
차를 바꾼다고, 성형을 한다고 달라질것은 없었다. 깨진그릇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나는 나의 미래를 위해 그돈을 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