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지는 않겠지만 각서를 못써준다는 상간녀를 뒤로하고 친정집으로 향했다.
당시 신혼집과 친정집은 1시간 정도의 거리였는데 집으로 향한 지 20여분이 지난 후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용서해 달라며 애원하였다.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친정집으로 데리고 오겠다 하며 자기가 죽일 놈이라고 통화를 하다 끊었다.
절대만나지 않겠다. 나는 너만 사랑한다. 그냥 호기심이였다 라는 둥 뻔한 이야기만 했다.
무슨 정신으로 친정집까지 왔는지 도무지 마음이 술렁대고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길 가에 차를 대고 소리죽여 울고 또 울었다.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키고 친정집에 왔다.
친정집에서 일주일 가량 머물렀는데 그동안 남편은 나에게 끊임없이 사과했고 나는 상간녀소송 소장이 상간녀에게 송달될 시기를 기다렸다.
(소장을 접수하고 나면 사건번호가 부여되는데 이 사건번호를 조회하면 진행사항을 알 수 가 있다.)
상간녀소송 소장이 발부되어 상간녀에게 송달하는데 폐문부재(집에 있지 않아서 받지 못하는 상태) 2번, 세 번째에 상간녀가 송달받았다.
이제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니나 다를까 남편에게서 득달같이 연락이 왔다.
참 간도 크지 나였으면, 변호사를 통해 연락했을 텐데, 상간녀는 소장을 받고 어떻게 해야하냐며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었던것같다.
상간녀소송의 소장을 받고 난 이후에는 사과, 회유, 설득이 반복되었고 이 설득은 상간녀소송을 취하해 달라는 것이었다. 기억이 혼재되어있는데 상간녀소송을 진행하면 우리가정을 이혼밖에 없다 라는 이야기로 나를 설득하려했었다.
내가 원했던 정답은 네 마음이 후련할 때까지 네가 원하는 만큼 하라는 답이었다. 하지만 남편이 찾아낸 정답은 죄를 내가 저질렀고 내가 너에게 사죄할 터이니 상간녀소송을 취하해 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혼을 해야 할지 아니면 용서를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기가 막혀서 우리 친정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시부모님께도 말씀드렸었다.
상간녀와 남편은 계속 사과를 했고, 만나지 않겠다고 했고, 소송을 취하해주면 쥐죽은듯이 잘하고 살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뒤에서는 계속 연락과 만남을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