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

같은 방향으로 걷는 길동무, 내겐 그런 당신이.

by 쓰는사람전볼

우연히 플레이리스트에서 흘러나온 노래 한곡에 가슴이 충만해졌다.

그 곡은 노사연의 바램.

가만히 가사를 띄워놓고 노래를 듣는데 코끝이 시려온다.

노래를 듣고 있는 귀가 입이라면 벌컥벌컥 마시고 싶은 느낌, 이 노래가 사람이라면 그에게 안겨 엉엉 울고 싶은 느낌.

가사 속 '그대'의 존재가 내게는 사무친 결핍이었나 보다.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나는 외로운 하루를 넘어, 외로운 인생, 고독한 운명인가 보다 생각했다.

사람과의 관계가 늘 어려운 나라서 남모를 욕심을 품고 사는 나라서 어쩔 수 없다 생각했다.

그래서 외롭단 생각이 들면 같이 사는 강아지 한번 쳐다보고 웃다가

그래도 외롭단 생각이 들면 책도 읽고 드라마도 보다가

결국 이렇게 혼자서 쓸쓸히 죽겠구나 생각이 들면 글을 썼다.

내가 여기 존재했다는 작은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어서.

그렇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나였다.


그런데 오늘 이 노래를 들으면서 이런 기분을 느끼는 걸 보니 내 안에 외톨이 하나가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나 보다.

습관처럼 하는 괜찮다, 다 그렇게 사는 거다라는 자위는 그에게 전혀 위로되지 않았고

이렇게 태어난 걸 어떻게, 내가 이런 사람인 걸 하는 변명은 오히려 그를 더 깊은 곳으로 숨어 울게 만들었나 보다.

그러다 오늘, 나를 위한 곡도 아닌 이 노래를 듣고

그만 그 외톨이가 기어 나와 소리 내어 운다.


바램.

내게도 바램이 있다면 가사 속 화자의 바램처럼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마디

지친 나를 안아주며 사랑한다 그 말 한마디 누군가 해준다면.

그런 사람과 함께 인생의 소실점을 향해 걸어갈 수 있다면.

그런 바램을 해 봤다.


하지만 어쩜 동반자란게 거창한 이름도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

어떤 행동을 할때 함께 짝이 되는 사람.

그거면 되는 거다.

전 인생을 거쳐 함께 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인생의 부분 부분, 작은 조각을 함께 하는 사람.

그것도 동반자다.

그렇다면 내게 인생이라는 대로를 함께 걷는 친구는 없지만

작은 오솔길 정도는 함께 걷는 사람들이 있다.

함께 글을 쓰는 글친구,

함께 일 하는 회사 동료.

우리는 어쩜 그 길 위의 길동무, 동반자라 생각하니

어둠 속 홀로 꺼이꺼이 울던 외톨이의 울음이 잦아든다.


얼마전 책을 출간하신 작가 선생님이

속표지에 '나의 제자이자 동료 작가 **에게'라고 쓴 책을 선물 해 주셨다.

그래, 내가 걷는 이 길은 분명 동반자와 함께 하는 길이었다.



-노사연, 바램-

내 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 몸을 아프게 하고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 때문에 내 시간도 없이 살다가

평생 바쁘게 걸어 왔으니 다리도 아픕니다

내가 힘들고 외로워 질 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 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세월의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 마디

지친 나를 안아 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내가 힘들고 외로워 질 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 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세월의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 마디

지친 나를 안아 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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