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별, 쉼 없이 빛나라

무명이건 유명이건 나는 그저 별이고 싶다.

by 쓰는사람전볼

1.

별들을 만나고 왔다.

드라마 메인 작가님과 두 명의 보조작가 친구들.

메인작가와 보조작가라고 하면 별 하나와 그 주위의 행성 둘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이름이 붙여진 별 하나와 '아직 미처' 이름 붙여지지 못한(발견되지 못한) 무명의 별 둘이었다.


가슴에 들끓는 게 있다면 그는 별이다.

무언가에 눈 반짝하는 게 있다면 그는 별이다.

아직 발견되지 못해 이름조차 없지만 그들이 별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무명의 별.

관측 가능한 우주에는 천억 개가 넘는 은하와 그 은하에 존재하는 수천억 개의 별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이름 지어지길 기다리는 수많은 무명의 별들.

최근 발견된 무명의 별이 있다.

2018년에 발견된 무명의 별은 '이카루스'가 되었고,

2022년에 발견된 무명의 별은 '에렌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했다지만 이카루스 발견 이후에 에렌델을 발견하기까지 4년이나 걸린 것을 보면 인간이 새로운 별을 발견하여 명명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닌가 보다.

하지만 분명 존재하는 무명의 별들.

오늘 밤에도 하늘에 떠 있으나 눈에 보이지 않는 별들처럼

숱한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이루고자 하는 꿈에 도달하는 일은 분명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새삼 분명한 건, 별이 빛을 내뿜고 있지 않다면 발견될 가능성은 없다.

참고로 '에렌델'은 이미 죽은 별이었다고 한다. 129억 년 전에 뿜어낸 빛이 이제야 지구에 도달했고 '새벽별'이라는 이름이 주어졌다.

에렌델은 무명의 별로서 죽었지만 틀림없이 사는 동안 푸른빛을 쉼 없이 내뿜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무명의 별들아, 쉼 없이 빛나라.

지치지 말고.

실망하지도 말고.

그저 쉼 없이 빛나라.

빛을 내뿜고 있는 한 언젠가는 발견될 것이다.


2.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무명의 별조차도 아닌 무명의 행성이다.

빛이 없기 때문에.

인생이란 바다를 그저 둥둥 떠다니는 사람들.

우주의 먼지처럼 무언가를 향해 응집되지 않은 채 그저 사는 사람들.


살기 힘든 세상인 줄 안다.

먹고살기 힘들고, 마음 편히 살기 힘들다.

나 역시 어떤 면에서는 그러하다.

카멜레온처럼 앞에 앉아있는 상대방의 연령과 관심사에 맞는 대화를 꺼내 하고

때로는 술과 분위기에 취해 얼굴이 붉게 변하고

사무실에서는 회색 체시스 의자에 보호색을 하고 앉아 하루가 무탈히 지나가기만을 바란다.


나는 무명의 별과 행성 중 무엇일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여의도 밤거리를 걸으며 생각에 잠겼다.

요시모토바나나는 그저 버티는 삶을 천천히 하는 자살이라고 했다.

나는 별이고 싶다.

나는 글을 쓸 때 피가 돈다.

심장을 움직이는 힘, 그 열기가 나의 빛이다.

깜빡깜빡 필라멘트가 나갈 것만 같은 빛이라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그 빛.

그리고 오늘, 별들을 보는 내 눈에도 별이 담겼다.

다시 내 안의 부유하는 에너지를 응집시켰다.

나의 질문에 자답하자면,

무명이건 유명이건 나는 그저 별이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떨어지는 계절,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