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희망이 되는 일

by 달빛소나타

“너희가 내 희망이었어.”

엄마의 목소리는 가을 바람처럼 고요하게 내 마음을 흔들었다.


그 순간, 나는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았다. 내가 감히 한 사람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 그것은 무겁지 않았다. 오히려 ‘살아 있음의 이유’ 같은 것이었다.


엄마의 얼굴이 겹쳐졌다. 세월의 바람이 남기고 간 주름, 삶의 피곤함이 묻어나는 눈빛, 작아진 어깨. 그 얼굴은 오래된 필름처럼 내 눈앞에 선명하게 펼쳐졌다. 그 장면을 떠올리는 순간, 나는 다짐했다. 이제는 엄마에게 짐이 아니라, 피로한 삶의 끝자락에서 잠시 기대어 쉴 수 있는 쉼터가 되겠다고.


그래서 올해 안에는 다시 길을 내보려 한다.

두렵다.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수많은 질문이 나를 흔들지만, 더는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 망설임 속에서 흘려보낸 시간은 나를 한없이 뒤로 끌어당겼으니까.


엄마의 말은 내 안에 씨앗이 되어 심어졌다. 언젠가 그 씨앗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빛이 되어 엄마의 얼굴을 조금 더 환하게 비춰줄 것이다. 그 빛의 일부가 내가 되기를 바란다.


희망은 거창하지 않다. 작고 흔들리며 시작된다. 그 작은 떨림이 결국은 사람을 일으키는 힘이 된다. 언젠가 내가 걸어가는 길 위에서, 엄마가 건넨 그 말이 단단한 뿌리가 되어 나를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언젠가, 나는 말할 것이다.

“엄마, 이제는 내가 엄마의 쉼터가 되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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