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아르바이트를 위해 배달배낭을 샀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가방을 메고, 두 시간 동안 운동 삼아 거리를 걸었다.
그 시간 동안 신호는 단 한 번도 울리지 않았다.
호기롭게 시작한 도전은 결국 가방 환불 신청으로 끝나버렸다.
순간 허무했다. 인생은 늘 계획처럼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남는 시간을 활용해 운동도 하고, 소소하게 용돈도 벌겠다는 단순한 계획.
그 소박한 바람조차 현실은 가볍게 비껴갔다.
하지만 곱씹어보면, 그 짧은 두 시간이 전혀 헛된 건 아니었다.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거리에서, 나는 묘하게 자유로웠다.
어느 골목을 돌든, 어떤 하늘을 올려다보든,
내가 선택한 길을 스스로 걸어가는 기분이 분명히 있었다.
비록 수입은 없었지만, 내 안에 남은 건 작은 뿌듯함이었다.
삶은 늘 예측 불가능하다.
때로는 준비한 가방조차 쓰지 못한 채 돌려보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경험이 있었기에 나는 또 다른 시작을 꿈꿀 수 있다.
이번엔 첫 도전에서 멈췄지만,
언젠가는 내 계획이 현실과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나는 다시 걷고, 또 도전할 것이다.
오늘의 허무가 내일의 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을 품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