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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golife Jan 19. 2019

미국 복지에 기대지 마라.

복지를 받는다고 자랑하지 말고. 기대지 말고. 

대게 선진국은 복지가 잘 되어있다는 인식이 있다. 한국에서도 일해보고, 미국에서 일해 본 나의 경험으로 말하자면 국민 모두에게 제공하는 복지는 미국 복지가 한국 복지보다 못하다. 의료 복지로 말하자면 한국 건강 보험을 따라갈 나라가 없고, 국민 연금 역시 회사 부담금을 강제하는 한국. 4대 보험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절대적으로 우세한 복지 제도라고 생각한다. 



시어머니께서 건너 건너 건너 아는 지인의 딸이 미국 시카고에 사는데 이번에 아기 낳을 때 무료로 낳았고 분유값도 나온다고 자랑하셨다고 한다. 우리 부부에게 아기를 낳으라고 은근슬쩍 돌려하신 말씀은 아니고, 미국 복지가 그렇게 좋은가 보다라는 의미로 하신 말씀이다. 나는 그 말씀을 듣자마자. '아이고~' 했다. 


임신과 출산. 정말 많은 비용이 든다. 수차례의 검진, 검사, 그리고 수술 비용까지. 미국은 특히 피 뽑는 비용, 피검사 비용 외 의사마다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의료비가 매우 매우 비싸다. 한국에서는 건강 보험 + 지원금까지 더해져 어마어마한 의료비가 저렴하게 와 닿지만 사실 보험과 지원금을 다 제외하고 나면 비용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에는 4대 보험이라는 것이 없기에 회사마다 보험을 지원해주는 곳도 있고, 401k라는 연금을 일부 부담해주는 곳도 있다. 물론 IRA라는 개인연금도 있지만 이 연금은 개인이 알아서 드는 것이기에 안 들어도 된다. (세금 혜택이 있으니 드는 게 좋은 것.) 만약 회사에서 건강 보험을 지원해주지 않으면 개인이 들어야 하는데 회사에서 들어주는 보험을 보니 매달 약 $1000 정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보험 때문에 회사 다닌다는 말도 있다. 보험을 일부만 지원해주거나 지원해주지 않은 회사도 당연히 있다. 


그리고 회사 보험으로 출산 비용이 다 커버될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매우 복잡한 병원 시스템 때문에 혹시라도 보험과 연계되지 않은 곳에 일부 검사를 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개인 부담이 있다. 보험이 없다면 당연히 그 비용을 고대로 지불해야 하는데 가끔 병원과 네고를 하여 병원비를 깎기도 한다. 그게 아니라면 저소득이라는 것을 증명하여 국가에서 보험을 받을 수 있다. 


시어머니의 먼 지인의 딸이 병원에서 출산하고 기저귀 비용까지 지원받았다고 하는 것을 듣고 '아이고~'한 이유는 바로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 보험을 지원받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끔 학생 비자로 와서 (수익을 낼 수도 없으니) 저소득으로 보험을 지원받는 경우도 있다. (미국으로 유학 온 사람이 저소득이라는 건 말도 안 된다.) 그러나 요즘 같은 트럼프 정권 시대에는 이런 정부 혜택을 받았다가 영주권 절차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불이익이 없다 해도 나는 저소득층 복지를 받는 것에 반대한다. 저소득층 대상으로 거의 모든 병원비용이 커버되는 최고의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이 모든 것은 '저소득층'에 기반한다. 어쩔 수 없이 소득이 낮은 경우를 제외하고, 내가 본 대부분의 사람은 일부러 '저소득층'이 되는 사람들이 많았다. 세금 보고를 하지 않고 캐시를 주는 일자리를 택하여 (세금보고가 적으니) 저소득층으로 분류되어 복지를 받는 사람들. 세금이 워낙 많으니 세금보고하지 않고 캐시로 임금을 받는 게 어떨 때는 더 많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복지 혜택을 한 번 받기 시작하면 죽어도 좋은 회사는 갈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좋은 회사에서 세금 보고하지 않고 현금을 임금으로 주는 행위는 절대 하지 않으니 말이다. 좋은 회사라면 차라리 보험도 주고 연금도 지원해주는 복지가 있을 테니 말이다. 

또한 캐시로 임금을 주는 회사는 그만큼 회사에서도 세금 부담이 없기에 그렇게 하는 것이니 '너도 좋고 나도 좋고'라는 식으로 나오는 회사도 있지만, 그건 아니다. 세금 부담 모두 하고, 직원이 세금 내는 것 고려해서 연봉을 책정해서 주는 회사로 가야 한다. 순연봉 네가 받는 거 똑같고, 정부에서 복지 받으면 좋잖아. 라면서  인심 쓰는듯한 회사들. 지금 주는 돈을 넷으로 생각하고 그로스를 책정하여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세금 보고 없이 현금으로 연봉을 주는 것은 불법이다. 



그 복지를 받아야 하는 수준을 제외하고, 이 복지 혜택을 받겠다고 꼼수를 쓰는 것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는 이유는 '미래를 위해서'다. 개인연금도 내가 버는 돈만큼 넣을 수 있는데 만약 세금 보고한 소득이 없다면 개인연금도 들을 수 없고, 소득이 적으면 카드를 만드는 데도 어려움이 있고 또 집을 렌트할 때도, 론을 받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다. 


가끔 한인 식료품 가게에 가면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이 푸드스탬프 (식료품 비용 지원)을 받았다며 자랑하시는 분들도 본 적이 있다. 노인이 되면 아파트, 의료비 등 많은 지원이 있지만 그 나잇대가 아닌 사람들 중에서도 꼼수 또는 불법으로 복지 혜택을 받는다.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높은 세금을 감내하고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보려는 사람들이 결국 나중에는 더 평온하고 떳떳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나는 다음 회사는 더 많은 복지 혜택을 주는 회사로 이직을 하기를 희망한다. 그만큼 나의 능력을 키워야지... 아니면 내가 회사를 차리면 직원이 많지 않더라도 좋은 회사를 만들어봐야지. 그래야 혜택을 받을만한 사람들이 회사에 지원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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