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먹고사는 그림일기
의식주의 '의'에 관심 많은 내 친구
그래서 원하는 스타일이 있으면
한동안 그 스타일로 옷을 사다가도
옷 스타일 취향이 바뀌게 되면
전의 스타일의 옷들은
친구에게 모두 줘버리는데
그 친구들 중 하나가
바로 나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서는
'빨간 닥터마틴 워커'를 줄려고 한다고 했다.
닥터마틴!!! 워커!!! 빨간색!!!!! 짱!!!!
하지만.. 친구 신발 사이즈는
나보다 10mm 작은 사이즈였고
그 신발은 '키즈'용 운동화..
넘사벽.
하지만 그 어떤 옷 보다도
이게 너무 갖고 싶었고
친구에게 무작정 달라했다.
친구가 너 발 자르면 안 된다고 했는데도
딱딱한 나막신에 발 우겨집어넣듯이 넣었고
발 안 아픈 척, 내게 딱 맞는 척하고 돌아다녔다.
그날 밤 나는
앞 발등, 뒤 발꿈치 다 눌려서 발병이 났고
'전족'의 고통을 체험한 듯하였다.
왕자(가 아닌 신발)를 얻기 위한
가짜 신데렐라의 몸부림
신데렐라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었다....
그리밀기 연재 (2016)
일러스트: 고고핑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