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때 다르고, 살 때 다르다

자고먹고사는 그림일기

by 고고핑크


[그리밀기 24화]

"살 때 다르고, 살 때 다르다"



마트에 햄스터를 구경하러 갔다.

다른 마트들은 소규모로 햄스터를 놓는데

내가 가는 곳은

햄스터가 서로 다른 종으로,

그것도 대규모로 함께 살고 있다.


그래서 권력다툼을 하느라 그런지

유독 햄스터 상태들이 좋지 않다.


다리를 절뚝거리는 햄스터...

눈이 찢어져서 작게 뜨는 햄스터...

방금 물렸는지 코에서 피가 나는 햄스터...

물을 못 마셔서 창문을 계속 핥는 햄스터...

등등


그런데 아픈 햄스터가 많은 와중에

내 눈에 띈 햄스터 1마리가 있었다.


몸이 다친데 없이 깨끗하였지만

눈은 의욕상실에 계속 엎드려있는...
걸어 다닐 때도 무언가에 눈치 보여
납작하게 짓눌리듯이 포복하며 걷는

햄스터 한 마리


고민을 하다가

'구해주어야겠다!!!'는
정의감에 구매를 하게 되었다.

(햄스터 한 마리 더 들여놓으면 쫓아낸다는

부모님의 말씀도 잊은 채...)

(그 당시 4마리 키우고 있었음)


그런데 집에 오니

내가 아까 보았던 착하고 순한 납작이는 어디 가고

잘 뛰어다니고-

음식물도 다 박살 내놓는-
아주 다른 성격의 햄스터가 되어있었다.


자기를 사게 하려고

동정심 유발을 했던 것인가??

흠...


살 때 (buy) 다르고

살 때 (live) 다른

나의 '납작이' 햄스터




그리밀기 연재 (2016)

일러스트: 고고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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