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먹고사는 그림일기
나는 초식동물.
이슬만 먹고,
예쁘고,
이목구비가 아기자기하고,
청순가련한 초식동물.
이 아니라
작은 거에 감각신경이
예민한 초식동물.
...
내 감각신경은 이상한데서
예민한 듯하다.
...
카페 간 날,
카페에 사람이 북적북적 많아지는 3시쯤 되면
머리도 어질어질한 거 같고, 숨도 갑갑하다
카페 안에 공기가 모자라고
이산화탄소가 높은 듯하다고 느껴진다.
(산소농도도 못 느끼면서...)
전기장판 하루 종일 켜놓고 누워있는 날
전기장판의 전자파가
계속 내 몸을 도는 거 같아
뇌가 어질 한 것 같다
(전자파도 못 느끼면서)
둔하지만
이상한데서
심리적으로 예민한
초식동물
그리밀기 연재 (2016)
일러스트 : 고고핑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