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먹고사는 그리밀기
겨울이 지나가고
벚꽃이 피는 봄이 오는 이 시점에서
기모 스타킹 뒷담 하기.
기모 스타킹은
신으면 따뜻한데
솜을 안고 있어서, 무거운지
자꾸만 내려가버려서
허벅지 중간에 어정쩡하게 뜨곤 한다.
내려간 것도 아니고 올라간 것도 아닌
어정쩡한 기모 스타킹.
겨우내 나를 신경 쓰이게 만들었던
기모 스타킹.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가려 하고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내려가려 한다는데
날 따뜻하게 지켜주는
기모 스타킹은 자꾸만 내려가네
어정쩡한 기모 스타킹
이제 장롱으로 안녕
그리밀기 연재 (2016)
일러스트 : 고고핑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