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가는 길에 내 사랑 교보문고가 있어 방문했다.
이번 달 가장 눈에 띄는 책들은 단연 ‘이재명 대통령’ 관련 서적들이다. 한동안 대한민국의 모든 관심이 대통령에게 집중된 만큼, 출판 시장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경험의 멸종》이라는 책도 흥미로워 보였다. 게임, 여행, 육아 등 모든 경험을 직접 하기보다 남의 것을 ‘보는’ 데 그치는 시대다. 소셜미디어 속 대리 경험이 일상이 된 지금, 이 책은 꽤 시의적절하게 나왔다. 제목만 봐도 낙관적이기보단 비판적인 시선이 깔려 있을 듯하다.
《문해력 격차》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은 문맹률은 낮지만, 정작 문해율(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기대만큼 높지 않다고 한다. 약 복용법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오용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짧고 자극적인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문해력은 점점 더 중요한 개인의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다.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가 생각보다 다양했고, 다수가 일본 저자라는 점도 흥미롭다. 그중 ‘약’과 ‘감염병’ 관련 주제에 가장 관심이 갔다.
요즘 대중 인문철학 분야는 니체, 쇼펜하우어, 불교가 압도적으로 강세다. 생철학, 회의주의, 집착의 끊음 등, 경쟁 위주의 사회에 대한 저항 혹은 대응심리가 반영된 결과 아닐까.
이달의 아름다운 표지로는 두 권을 골랐다. 《그 해 푸른 벚나무》, 그리고 나태주의 《풀꽃 인생수업》. 수채화 같은 표지가 인상적이다. 요즘 출판사 디자이너들이 한껏 힘을 쏟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