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굳이 하고 싶어
때때로 실용적이지 않고 효율적이지도 않은 삶을 살고 싶다.
비 흠뻑 맞으면서 놀기
좋아하는 사람을 10분 보기 위해 몇 시간을 달려가기
한아름 쌓인 눈으로 눈오리 100마리 만들기
맛집 투어를 위해 당일치기 여행하기
금목서 향을 찾아 하루종일 산책하기
여행지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깊은 대화하기
알딸딸한 상태로 첫차 기다리며 새벽 바람 맞기
비 온 다음 날 맑은 흙냄새 맡기
드라이브하다가 풍경이 멋진 곳에 차를 세우고 멍 때리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무 날도 아닌 때에 편지 쓰기
폴라로이드로 부모님 사진 찍어드리기
지하철 스크린도어에 쓰여있는 시 읽기
날이 추워지면 커다란 트리를 펼쳐 점등하기
새벽 일찍 출근하며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에 발자국 내기
어린 시절 멀어진 친구에게 메일 보내기
도시락 직접 싸서 잔디밭에 돗자리 펼치고 점심 먹기
무거운 종이책을 들고 좋아하는 카페 가기
계획 없이 해외여행 떠나기
좋아하는 빵을 먹기 위해 두 시간 줄 서기
산책하는 강아지와 인사하기
턴테이블에 LP 넣고 전람회 노래 듣기
붕어빵 한가득 사서 가족들과 나눠 먹기
이 모든 일들을 ‘굳이’라고 여기지 않는 낭만 있는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