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야 할 충분한 이유

최강록 <최강록의 요리노트>

by 고희수
요리를 해보신 분들은 다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내가 한 요리를 누군가 먹어보고 "맛있네"라고 말해주는 순간의 짜릿함이요.
또 그런 칭찬을 듣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거면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만으로 우리는 요리를 할 이유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스터셰프 우승자 최강록을 기억한다. 객관적으로 봐도 실력이 출중했지만

자신의 요리에 대해 유보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건 겸손과는 달랐다.


“내가 하는 게 요리가 맞을까?”

“이게 진짜 맛있을까?”


자신과 요리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이었다.

그땐 저 사람 참 피곤하게 사네 싶었다.


13년이 지난 지금 그는 또 비슷한 프로그램에 나와서

아직도 유보하는 태도를 가지고 요리를 하고 있었다.

그 긴 시간 나를 의심하며 꾸준히 지속해 온 힘은 뭘까?


프로그램이 끝나고 최강록이 낸 <요리노트>를 읽어봤다.

소금 1~2g을 정확히 집어내는 연습부터 하라고 시작하는 책은

밥 짓기처럼 너무나 당연한 것부터 의심하고 있었다.


책에서 성실하게 의심하기를 이어올 수 있었던 동력은

내 요리를 먹은 사람의 "맛있네"라는 한 마디라고 밝히고 있다.


자기 의심에 걸려 넘어질 때가 많다.

기준에 나에게만 머물러 있을 때 더 쉽게 좌절하게 된다.

그럼에도 계속 쓰는 것 말고는 방법을 모르겠다.


그렇게 미련하게 하나만 파던 사람의

해피엔딩을 봐서 기분이 좋았다.

성장만화 마지막 엔딩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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