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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은세 Oct 20. 2023

나의 시는 절망의 언어로 적었다.

친구들의 걱정거리고

어머니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너에게는 서로에게 비극이었다.


너의 존재는 비록 가시덤불일지라도

너의 부재(不在)는 존재보다 더 큰 고통이리라.

기어코 적었다.


내일은 내가 믿는 신이었다.

오늘은 나의 예배당이었다.

나는 날마다 그 앞에 나아가 기도했다.

밤의 여왕이 다가와 긴긴 어둠에 나를 빠뜨리기 전까지

다만 당신의 그림자나마 비추소서.

한 줄기 빛조차 보지 못한다면

나는 영영 당신을 모르겠나이다.


이르시되,

나는 낮은 곳부터 높은 곳까지

어두운 곳에서부터 밝은 곳까지

너의 먼 아버지로부터 지금까지 있노라.


너의 존재는 비록 가시덤불일지라도

너의 부재(不在)는 존재보다 더 큰 고통이리라.

기어코 살거라.


밤의 호수를 지나

노를 저어 오거라.

긴긴밤 나는 너를 기다렸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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