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2024년 6월 30일
노을이 질 무렵
미국 시애틀 그린레이크 파크.
잔잔한 호수 옆 공원길을 달리는 사람들 사이를
나는 천천히 걷고 있었다.
내가 이곳까지 오게 될 줄은
한 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평범한 대기업 엔지니어로 15년을 버티며 살았다.
몇몇 인연을 만났지만 결혼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회사와 집을 오가는 반복의 시간.
겉으로는 잘 지내는 사람처럼 보였지만
나는 깊은 번아웃 속에서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예상하지 못한 변곡점이 찾아왔다.
너무나 당연했던 일상이 한순간에 멈춰버렸다.
그날, 그린레이크에서 내 옆을 함께 걷던
미국인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를 듣다가
나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나는 신을 믿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나는 그 기적 같은 시간의 이야기를
이제, 천천히 꺼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