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몰타 출국 2주 전

(1부) 평범한 삶이 멈추다.

by 고호

금요일이었다.

그날도 아침부터 휴대폰을 손에 쥐고 있었다. 병원에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노트북을 켜 놓고 연수 계획을 다시 보려고 했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몰타 지도도, 유럽 도시 이름들도 모두 흐릿하게 보였다. 시간만 계속 흘러가고 있었다.


오전이 지나갔다. 그래도 병원에서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괜히 휴대폰을 몇 번씩 확인했다. 혹시 내가 못 본 전화가 있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졌다. 결국 나는 병원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간호사가 전화를 받았다. 나는 이름을 말하고 검사 결과가 나왔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제와 동일한 과정이었지만 반응은 달라졌다.


간호사는 잠깐 말을 멈췄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상하게 길게 느껴졌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전화기 너머로 작은 움직임이 들렸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전화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의사였다.


그 순간 직감했다. 뭔가 이상하다.


의사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조직검사 결과가… 악성 종양이 의심됩니다.”


......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악성 종양.'


그 말이 머릿속에 그대로 멈춰 있었다.

의사는 말을 이어갔다.


“병원에 잠시 나와보실 수 있을까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병원 나오시기 전에 종합병원 예약부터 우선 하고 오세요."


나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네…” 정도였던 것 같다.


전화를 끊고 한참 동안 가만히 서 있었다.

방 안은 조용했다.


그리고 멈출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건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었다. 그냥 눈물이 계속 나왔다.


나는 한참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서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나는 책상 앞에 천천히 앉았다.


책상 위에는 몰타 어학연수 일정과 유럽 여행 계획표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나는 그 종이들을 한참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 출국 2주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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