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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사비맛 찹쌀떡 Jun 05. 2022

신상보다 중한 것

무엇이 중한가.


핫플, 신상 카페, 유행템에 정신을 빼앗기다 보면 세상의 흐름이 너무 빠르게 느껴진다.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저걸  알고, 언제  저걸  소장하고 있지?


그렇다고 유행의 흐름을 쫓아가기에 벅차다며, 유행에 따르지 않겠다는 소신을 유지하기도 사실 쉽지 않다. 애초에 나만의 색깔이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런데  와중에 변함없이 자리하고 있는 우리의 자연. 항상 거기 있지만, 우리는 자주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어딜 보던지 산이 배경처럼 존재하고 국토의 75% 산이라는 우리나라지만, 왠지 산은 마음먹고 찾아가야 하는  같다.  면이 바다지만, 왠지 바다는 놀러 가는  같다. 그렇게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삶과 멀게 느껴지는 자연의 공간. 그래서 그곳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마땅한 계기 없이는 의식하지 않게 된다.


특별하지 않아도 날씨가 좋아서, 하늘이 예뻐서, 노을이 기가 막혀서, 대기 없이 핫플을 다녀와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오늘 나의 하루가 행복할 수도 있다. 주변에서 얻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은 당연히 좋은 에너지를 준다.


그러나 이렇게 매일 날씨가 좋길 바라고, 매일 아름다운 노을을 보고 싶겠지만,  비가 안 오고,  가뭄이 문제고,  산불이 멈추지 않는지 궁금하지 않다면, 평범하지만 행복한 날들이 당연시 여겨진다면, 이미 상황은 심각한 정도일  있다.


변하지 않고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있을  같은 우리의 산과 바다지만, 산은 타들어가고 있고, 바다는 썩어가고 있다. 오늘 우리 시선이 닿은, 마음을 쏟은 건 아마도  사라질 유행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시선을 주지 않았던 지구,  놀라운 자정능력으로 여태 버텨왔던 자연이 우리에게  봐달라고, 아프다고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 변하는 유행보다 변하지 않고 있어 왔던 자연이 우리와 함께 살고 싶다고, 도와달라고 하는 건 아닐까.


제주 비자림 숲에서 상상해보았다. 호주 하늘이 빨갛게 변해 아파할 정도로 오래 이어진 산불. 캘리포니아에서   반복되는 산불. 올해 우리나라 강원도와 밀양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습한 제주도에서는 산불이 일어나지 않겠지,라고  당연히 여길 뻔했다.


그러나 이제 무엇도 당연하지 않은 상황이 자꾸 이어지고 있다. 한라산 탐방로에서 누가 버리고  담배꽁초를 발견했다. 비자림 숲이 불에 탄다면…. 한라산에 불이 난다면….  거기에 있어주었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돌볼  몰랐다.


그러나  번이라도 숲으로, 바다로   사람은  것이다.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편안해지는지. 도시 안에서 느꼈던 행복과는 비교도 안 되는 평안을, 자연에서 우리가 느끼는지.


우리도 사실은 자연의 일부라는, 생태계의 구성원이라는 점을 조금만이라도 이해한다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우리 생각에도 변화가   있으리라 믿는다.


환경의 날을 맞아 쓴 일기 같은 글. 오늘, 모처럼 비가 내리니 반갑다.





사진 출처: Julián Cárdena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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