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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사비맛 찹쌀떡 Jul 09. 2023

만약 당신의 목표가 행복이라면


아침에 일찍 눈을 뜬다. 아침에 눈을 뜰 수 있는 것과 실제로 몸을 일으키는 것은 다르다. 6시가 되기 전에 눈을 떴는데도 몸을 일으키기 까진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의지력이 필요하다. 그래도 일어나 본다. 고양이 세수라도 하고 나면 그래도 조금 정신이 드는 느낌이다. 커튼을 걷어 새벽아침의 하늘을 확인한다. 사실 날씨는 아무래도 괜찮다. 모카포트에 물을 붓고 미리 분쇄한 커피를 넣어 불에 올린 뒤 잠시 멍 때리는 시간이 좋다. 칙칙하는 소리가 나기까지 약 5-6분. 이 시간 동안 핸드폰을 들었다면 실패다. 고작 5분 동안 핸드폰 스크린을 쳐다보지 않고 무념무상으로 앉아있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다는 사실로 몸이 조금 간질거릴 때쯤, 커피가 완성된다. 


모카포트로 커피를 내려 마신 지 꽤 많은 해가 지났다. 10년도 전에 로마여행으로 사 왔던 1인용 모카포트는 아직도 건실하다. 언젠가 한 번 캡슐커피의 세계로 들어선 적이 있었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기계를 팔아버렸다. 커피 맛은 너무 썼고, 몇 번을 내려마셔도 같은 맛의 커피라는 점이 조금 기괴스러웠다. 게다가 한 잔의 커피 이후에 남겨진 플라스틱 캡슐 쓰레기는 감당하기 힘들다기보다 귀찮을 정도로 많이 생겼다. 그에 반해 모카포트로 내린 커피는 정직하게 뒤끝이 없었다. 어떤 원두를 얼마만큼 넣는지, 또 불 세기는 어떤지에 따라 나에게 주어진 커피 맛은 매번 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그리고 쓰레기가 1도 생기지 않는 점은 설거지를 해야 한다는 귀찮음을 상쇄하고도 남는 매력 포인트이다.


그렇게 모카포트로 내린 커피를 좋아하는 머그잔에 담아와 다시 자리에 앉는다. 지금부터 30분, 커피 마시며 책 읽는 가장 행복한 시간. 내 아침은, 아니 내 하루는 나의 행복으로 시작한다.


모카포트로 내린 커피를 오트우유와 섞어 마신다



바로 나이가 들며 알게 된 행복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

그리고 그 일을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것이 진짜 행복이었다. 


“회사 일이 힘들어도 괜찮아요. 오늘 아침에도 행복한 시간을 가졌거든요. 그 힘으로 하루를 살아낼 수 있으니까요.”


스스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아는 사람들, 좋아하는 것을 일상에 끼워 넣으며 행복을 미루지 않고 당장에 누린다면 그들은 나만의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일테다. 남들처럼 회사를 다니고 있어도 남을 위해 산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놓치고 있지 않은가.

혹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시선에서 기쁨을 얻고 있진 않은가.


그러나 시간이 들며 깨달은 행복은 나를 관찰하는 시간이 축적되어 발견되었다.

바로 현재에.

하루하루의 행복이 쌓이는 것이야 말로 지속가능한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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