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가지지 못한 행복은 지금 내게 결핍되어 있는 것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나는 충분히 내가 누릴 수 있는 것들을
감사하게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전에는 신경도 쓸 수 없었던 내 마음에 눈 돌릴 여유가 생기자 무엇을 해야 할지 내 기준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살짝 멍한 상태가 되어버린다. 와인을 천천히 많이 마신 다음날에는. 지난 웃음이 아직 남아 포근히 나를 감싸는 선선한 저녁에는. 황망한 쓸쓸함에 한 자락 글을 더해본다.
과히 나쁘지 않다 있는 그대로의 하루를, 나를 받아들이는 일이. 오롯이 그냥 주변에 동화되는 일이. 그렇게도 나를 지켜야 한다고 믿어왔던 것들이.
절망 속에서 사랑하며 기대고 싶었던 마음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져서 지금의 내게는 돌아오지 않는다. 언젠가부터 거기에 없는 그리움의 대상 대신에 충만한 나를 채워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