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뒤통수를 치는 인디아

계획대로 될 리 없지

by 여행꽃


잠 못 이루는 인도에서의 첫날밤은 생각보다 짧았다. 밤과는 달리 한낮의 인도는 나을 줄 알았지만 더 끔찍했다. 길가에 버려진 온갖 쓰레기에 경악했고 느닷없이 등장하는 소와 버려진 개들, 소들에게 바치는 음식이 거리에 나뒹굴었다. 곳곳에 소똥으로 발 디딜 곳 없는 거리가 밤보다 더 더러웠다. 빨리 이곳 델리를 벗어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당장이라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항공권의 날짜 변경가능 여부와 변경방법을 알지 못했고, 막상 변경하려고 하니 오히려 머리만 더 아팠다.


‘바라나시 강가(갠지스 강)는 가야지,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자원봉사 해야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스스로에게 체면 걸 듯 인도에 더 있어야 하는 이유들을 만들고 ‘작은 소도시는 괜찮을 거야’라고 다시 희망회로를 돌렸다.


델리에서부터 인도 유명 관광지를 통과해 캘커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남부여행 후 뭄바이에서 아웃하는 나의 일정을 그대로 수행하기로 정했다.


우선 첫 여행지인 아지메르에서 사막투어를 하기 위해 여행사를 방문했다. 다음날 8시 출발하는 직행 밴이 일반 시외버스보다 돈은 더 비싸더라도 훨씬 안전하고 빠르다는 여행사의 설명에 고민 없이 예약하고 다음 날 아침 픽업 장소에 나갔다.


1시간이 지나도록 밴은 오지 않았다. 느낌이 쎄 했다. 이런 불길한 예감은 왜 한 번도 틀리지 않는 걸까?


예약했던 여행사를 찾아가니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그날은 인도의 국경일이라 대부분의 여행사들이 일하지 않았고 처음부터 그 여행사는 나를 속일 계획이었다. 쓸모없는 예약 확인증을 손에 꼭 쥐고 아닐 거라고, 지금의 현실을 부정했다.


내가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고 분이 삭히지 않았다. 내내 억울했고 궁중분해 된 내 돈과 시간을 아까워했다. 이미 벌어진 일을 그냥 잊고 가볍게 놓아버렸더라면 앞으로 여행이 훨씬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끝내 미련을 놓지 못했고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때를 후회했다.




그때의 힘듦도, 난감함도 지나고 보니 모두 모험담이 되었다. 쿨 하지 못했던 나의 어리석음도 지금은 잘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같은 후회를 반복하고 있는 나는 과연 그때보다 더 나아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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