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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두달

by 좋은루틴

언제쯤 괜찮아질지, 언제까지 이토록 처절하게 생각이 날지

궁금했었다.


그렇게 두달,

처음처럼 생각이 곧 오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여전히 혼자인 모든 순간은 거의 오빠 생각으로 채워지지만

다른이들과 함께인 순간까지 매몰되지는 않는다.

생각하면 애달프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순간 순간 심장이 내려앉는다거나,

가슴 한가운데가 담배연기로 가득 채워진 듯한 느낌은 아직 어쩔 도리가 없다.

생각보다 새언니에게 오빠의 빈자리를 채워주기에 내 역할이 너무나 보잘것 없음을 깨닫는다.

그 깨달음이 곧 인정 혹은 내려놓음이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쓴다.


어떻게 이 와중에 하나님을 찾겠느냐고,

내가 왜 이러한 뜻까지 이해해야 하겠느냐고

소리치던 나에게

“그래도 감사할 것들을 찾아서 감사해보라고, 찾아보면 감사한게 있는 법“ 이라고 했던 누군가의 말이


전혀 와닿지 않던 그 말이

조금씩 천천히 마음에 스며든다.


결국 나를 둘러싼 모든게 (나 조차도) 나의 것이 아니고 어느 것 하나 당연한게 없다는 어릴적 수없이 들었던 그 말이

이제서야 무슨 말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고..

오늘 하루 내 옆에 아직 허락된 것들이 존재하였음에

깊은 안도와 감사를 그 어느때보다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성찰이 오빠 덕분이라는 것이

슬프고 미안하고 고맙고 죄스럽다.


아무튼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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