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스토리가 많은 사람들의 글쓰기 욕구를 끌어냈다. 어린 시절, ‘여기 여기 붙어라’하며 엄지 손가락을 내밀면, 붙고 싶은 사람들은 달려와 붙는다. 엄지 손가락 위에 계속해서 엄지 손가락을 쌓아 올린다. 브런치 스토리가 그런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같다. ‘글 쓰고 싶은 사람들, 여기 여기 붙어라’ 했는데, 그 소리를 듣고 여기저기서 많은 사람들이 달려와 붙었다.
브런치 스토리에는 글을 읽고 싶어서 오는 사람들 보다는, 글을 쓰고 싶어서 오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평균 독서량은 갈수록 낮아진다고 하는데, 브런치 스토리는 꽤 성황이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걸까? 저마다 이유는 있을 것이다.
작가가 되고 싶어서.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한 장의 글부터 시작해야 하니까 그럴 수도 있다. 아니면 표현하고 싶어서 일수도 있다. 저마다 표현 방식이 다르다. 누구는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서, 누구는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서, 누구는 강연으로 사람들을 대면으로 만나며 표현한다. 누군가는 일기를 쓰듯 본인에게 치유를 주기 때문에 글을 쓴다고 말한다.
나는 기록을 위해 글을 쓴다. 물론 내가 쓴 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그런데 우선은 기록하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휴대폰 갤러리에 들어가면 종종 ‘10년 전의 나’라는 제목으로 10년 전 사진이 자동으로 뜬다. ‘맞아, 잊고 있었는데 10년 전에 이랬지’, ‘근데 이때 나 패션이 왜 이래?’ 하면서 아련하다가도 웃음이 난다. 민트색 통굽 구두에 주황색 스카프를 매고 화려한 패턴 치마를 입고 있다. 이제 와서 과거를 보면, 그때와 현재가 보인다. 그리고 과거에서 현재까지 온 그 과정도 보인다. 그리고 내일은 어떻게 가야 할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일상에서 오늘 먹은 밥, 구름 가득한 가을 하늘, 친구와의 셀카, 여러 장의 사진으로 하루를 기록하는 것처럼, 오늘의 나도 글로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