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내 안에 오래 남아있는 감정이나 생각이 있다. 이상하게 그 감정이 없어지지 않고, 자려고 누웠는데 생각이 둥둥 떠다니기도 한다. 해당 감정이나 생각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다면, 그에 대한 해답을 던져줘야 한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 수강했던 ‘명상’ 또는 ‘마음 챙김’의 이론과도 닿아있다. 나의 상태, 즉 마음과 몸 그리고 정신 상태를 알아차리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이는 마음과 정신을 더 단단히 강화할 수도 있고, 재빨리 인지하고 반응하는 것을 돕기도 한다. 나를 상하게 하는 것과는 분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체로 긍정적인 감정과 생각이 들 때는 명쾌하다. 목표했던 것을 노력해서 이뤘을 때 드는 성취감을 마음껏 즐긴다. 응원하는 지인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진심으로 기쁘다. 온전히 현재에 집중하며 보낸 하루는 행복을 준다. 그 속이 투명하고 순수함 그 자체인 동물들을 보면 사랑스럽다. 긍정적인 감정과 생각은 비교적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다.
반면,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은 어디에서부터 온 것인지, 언제부터 내 마음속에 머물러서 종양처럼 커지고 있었던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빨리 알아채지 않으면, 뇌와 심장을 넘어 몸에까지 그 영향을 미칠 때도 있다. 그럴 때 내가 종종 실행하는 해결방안은, 부정적인 감정의 출발점이 어딘지 발견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에 대한 답변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교하는 나를 이렇게 몰아낸 적 있다. 어느 순간,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비교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비교하는 마음은 나를 괴롭게 한다. 도전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살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나의 과거를 탓했다. ‘내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즐겁게, 그리고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방향성이 틀렸던 걸까?’ 30대도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충분히 좋은 나이라고 생각하고 훌쩍 해외로 떠나버린 친구들을 보며 부러웠다. 서울에 살다가 결혼하며 외진 지역으로 이사 온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았다.
이렇게 자꾸 비교하다 보면, 나를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는 ‘못난 내 모습을 보는 일’이다. 남들과 비교하며 주저앉아 있는, 나 자신을 계속해서 의심하는 그 모습은 정말 멋이 없지 않은가.
비교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어떤 답을 줄지 고민해야 했다. ‘왜 나는 이렇게 비교를 하고 있을까? 비교를 언제 시작했을까?’ 단순히 ‘비교하는 마음은 나를 불행하게 만들 뿐이니 그만해!’라고 말하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내 인생을 살면 돼’라는 인생 조언을 투척해 봤자 와닿지 않는다.
비교하는 마음을 알아채고, ‘비교’에 대해 재해석을 했다. ‘솔직히 부러운 걸?’, ‘모두가 힘든 속내는 있겠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 수치로 평가되는 것으로는 비교하지 않으려 해도 사회적으로 자연스럽게 비교되는 것들이 많은데...’ 생각했다. 비교가 쉬운 세상에서 살면서 비교를 피하려니 힘들 수밖에 없다.
비교를 하며 나는 스스로에게 동기부여 했고 자극을 주었다. 비교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긍정적인 역할도 있었다. 비교를 ‘나를 열등감이나 자괴감에 빠트리는 수단’이 아니라 ‘나를 되돌아보고 겸손해지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비교 하지 마!’ 또는 ‘비교하는 생각을 아예 버려!’라기보다는 비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나를 좋은 곳으로 이끌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렇게 나만의 답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연습하고 훈련하는 것이 마음 근육을 기르는 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