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넘어 고작 그림일기 씁니다
나는 설거지를 하면
꼭 그릇이나 컵 두어 개를
남겨 놓고 설거지를 끝낸다
최 여사는 왜 이렇게 하냐고
깨끗이 끝내지 왜 남기냐고
묻는다
나는 나름 설거지에 철학이 있다
한두 개 그릇을 남겨 놓는 설정은
너무 깔끔하고 완벽해 보이면
왠지 사람이 차가워 보이고,
이렇게 흔적을 남기면
조금은 허술하고, 자연스럽고,
또 사람 사는 것 같고,
최 여사는 25년을
이 사람이랑 살지만
참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이란 듯이
쳐다본다
<나름 설거지 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