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넘어 고작 그림일기 씁니다
우연히 심야 광역 버스에서 댄서 언니를 만났다
나는 을지로 입구에서 타고 댄서 언니는 명동성당 앞에서 탔다
밤늦은 시간이라 자리가 많이 비어있어
댄서 언니는 내가 앉은 건너편 의자에 앉았다
반갑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해서 몇 마디 던졌다
"저녁 먹었어:? 배 안 고파?"
"응 괜찮아"
댄서 언니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었다
버스는 곧바로 고속도로에 들어섰고
먼 길을 학교 다니는 댄서 언니는
피곤한지 금방 잠이 들었다
어두운 버스 안은 빠르게 지나가는 가로등 불빛으로
댄서 언니의 잠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도 피곤했지만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한쪽으로 기대어 잠든 댄서 언니의 모습이 안쓰럽고
신경이 쓰여 계속 눈길을 주었다
혹시 뒷자리 사람이 나를 봤다면
변태 아저씨가 젊은 아가씨를 계속 쳐다본다고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내릴 때 되니 갑자기 눈을 뜨고
하자 벨을 누르는 댄서 언니를 보며,
오늘도 수고했다 내 딸...
이것도 데이트겠지, 심야 데이트 끝!
<여름밤 심야 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