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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작 gojak Oct 08. 2024

피로 시작하는 말,
피로 시작하는 날.

50 넘어 고작 그림일기 씁니다








환절기에 일도 많고, 몸이 좀 안 좋은 것 같아서 

병원을 들러 처방전을 들고 약국으로 갔다

처방전을 약사님에게 드리고 기다리고 있는데

먼저 와서 약을 기다리는 엄마와 아들이 보였다


엄마도 감기에 걸려 지쳐 보였고 아이도 힘이 없어 계속 

엄마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엄마가 말했다

"엄마도 너무 힘들고 피곤해~"

아들이 말했다 

"피곤해? 그럼 피 자로 시작하는 말하기 하자"라며

먼저 시작했다 

엄마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따라 했다


아들 : 피카츄!

엄마 : 피곤해~

아들 : 피오나!

엄마 : 피로회복~

아들 : 뭐야 ㅠㅠ... 

아들이 금방 할게 없어지자 나랑 눈이 마주쳤고, 내가 작은 소리로 "피노키오~" 했다

아들 : 피노키오! 

엄마 : 피순대~

아들은 또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엄마는 묘한 눈빛으로 나를 봤다

나 : (피자헛) 아들 : 피자헛!

엄마 : 피딱지~

나 : (피라미드) 아들 : 피라미드!

엄마 : 피뢰침!!

나 : (피지컬) 아들 : 피지컬!

엄마 : 피지섬!!

나 : (피자스쿨) 아들 : 피자스쿨!!

엄마 : 피해자

나 : (피콜로) 아들 피콜로!!

엄마 : 피해망상!!


아들이 다시 나를 쳐다보자 엄마가 약간 짜증을 내며 

"이제 그만~ 아저씨 고맙습니다 해"

그리고 약을 받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약국을 나갔다




<피로 시작하는 말, 피로 시작하는 날>






<피로 시작하는 말, 피로 시작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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