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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이 사라지면...

50 넘어 고작 그림일기 씁니다

by 고작









나라에서 하는 지원 사업에

뭐 하나 내려고 하니,

무슨 놈의 서류는 이렇게 많은지,

그 서류들 중에 본인서명사실 확인서를 떼기 위해

주민센터 창구에 앉았다



나 : "본인서명사실 확인서 떼려고요"

직원 : "신분증 주시고요. 용도는 어디에..."

나 : "국가 지원 사업에 낼 용도입니다"

직원 : "오른쪽 엄지를 인식기에 올려 주세요"

직원 : "어 잘 안 나오네요 그럼 왼쪽 엄지 올려주세요"

직원 : "물티슈로 좀 닦고 다시 해볼게요"

직원 : "다시 오른쪽 엄지 올려주세요"

직원 : "이상하네 왼쪽 엄지 올려주세요"

직원 : "지문이 사라져서 인식이 안되네요"

직원 : "그럼 다른 손가락 다 해볼게요"

직원이 점점 짜증과 도전의식이 생기는듯했다

직원 : "오른쪽 검지요... 중지도 해볼게요...

약지도 해볼게요... 새끼도..."

직원 : "이번엔 왼쪽 검지요... 중지... 약지.... 새끼...."

이상하게 직원의 말이 아주 지능적으로

나에게 욕하는 것처럼 들렸다



열심히 지문인식기에 열 손가락 다 해봤지만

지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직원은 자기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자 실망한 듯

"다른 방법으로 해야겠네요"라며

직원 : "주소가 어떻게 됩니까? 배우자분 생일은요?"

직원 : "자녀분 이름과 각자 생일은요?"

겨우 이걸로 신원확인을 하고 어렵게

본인서명사실 확인서 한 장이 출력되어 나왔다

직원 : "지문 등록을 새로 하셔야겠어요"

나 : "지금은 바쁘고 다음에 와서 할게요"

나는 일어나면서 직원에게 조용히 질문을 했다

나 : "혹시 지문이 사라졌으니 지금 제가 나쁜 짓을 해도

지문 감식으론 범인을 못 잡겠네요"

직원 : "네 그렇게 하세요"

나 : "네 알겠습니다"




<지문이 사라지면...>






<지문이 사라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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