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시작
그리스 신화와 중국의 춘추시대를 다룬 역사서를 보면, 신들과 인간들 사이의 약한 고리가 부서져서, 작게는 관계가 끊기고 사람을 죽게 하며, 크게는 전쟁으로 끌고 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이야기들은 단순한 옛날 신화가 아니라, 현재에도 바로 오늘, 인간사가 갈등을 원료로 삼아 굴러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도살삼사 (二桃殺三士): 복숭아 두 개로 세 명의 장군을 죽이다
춘추시대의 패자였던 제나라가 패업을 이룬 지 꽤 시간이 흐른 뒤, 나라가 약해지고 몇 명의 군신들이 위협을 가하고 있었다. 그들이 공손접, 전개강, 고야자였다. 이들의 위협이 두려웠던 지배자 제 경공은 당시 재상이었던 안영을 불러 대책을 숙의했다. 무력으로 한 번에 누르자니 이들의 연합이 되치기를 할 것이 분명했고, 하나씩 처리하자니 서로의 연대를 두려워했다.
안영은 평소 이들의 관계와 약점을 잘 알고 있었고, 어떻게 하면 분열시켜 제거할 수 있을지 계책을 세웠다. 그는 고도의 이간 작전을 시작했다. 크게 잔치를 베풀고 세 장군을 상석에 앉힌 뒤, 그 앞에 복숭아 두 개를 놓고 “공이 있는 분만 드시오”라고 안내했다.
셋 중 제일 단순해 보였던 공손접과 전개강이 두 개의 복숭아를 먹어버렸고, 왕의 목숨을 구한 고야자는 자기 몫이 없어서 소외되었다. 중간 과정은 기록에 없지만, 이로 인해 갈등이 발생했고, 복숭아를 먹어버린 공손접과 전개강은 자살했다. 거기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고야자도 큰 자책을 느끼고 결국 자살했다.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이들은 명예와 의리를 중시하는 담백한 무장이었으나, 미래를 예측하고 상대의 이간계를 알아채지 못했다. 세 무장 사이에는 의리의 카르텔이 있었지만, 나라를 뒤집을 조직과 체계는 없었으며, 갈등과 파국으로 이어질 약점이 존재했다.
불화의 사과 (Apple of Discord): 사과로 전쟁을 부르다
인간 세계의 영웅 펠리우스와 바다의 여신 아킬레스의 어머니 테티스의 결혼식이 열렸다. 올림푸스의 모든 신이 초청되었지만, 오로지 불화의 여신 에리스만 제외되었다. 에리스는 따돌림을 당하자, 결혼식에 초대된 신들에게 집단 복수를 시작했다. 그녀는 황금사과 하나를 잔치에 보내고, 사과에 글자를 새겼다.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갈등을 일으킨 주인공은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였다. 우유부단하고 무책임했던 제우스는 판단을 파리스에게 맡기고 숨었다. 세 여신은 사랑, 뇌물, 축복을 약속하며 설득했고, 파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유부녀 헬레네를 선택했다. 결국 사과는 아프로디테(비너스)에게 돌아갔다.
이로 인해 인간 세상은 혼란에 빠졌다. 트로이와 그리스는 외교관계를 맺고 있었지만, 메넬라오스 왕이 아내를 잃은 이유로 트로이와 전쟁을 벌였다. 결혼식에 초대되었던 신과 인간들은 두 편으로 나뉘어 트로이와 그리스를 지원하며 당시 세계적 전쟁이 발생했다. 10년여 넘는 전쟁 속에서 수많은 영웅들이 사라지고, 헥토르와 아킬레스가 죽었으며, 파리스도 결국 목숨을 잃었다. 트로이는 멸망했다. 관계의 약점이 전쟁까지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은 현대에도 유효하지 않을까?
복숭아, 사과 그리고 대한민국
권위주의 정권과 재래식 언론이 오랫동안 신뢰를 잃으면서, 대안 야당이 정권을 잡고, ‘진보 매체’라고 불리는 이들의 빅스피커 자리가 확보되었다.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은 아직 약하지만, 대세는 이미 넘어왔다.
저무는 구세력이 던진 복숭아와 사과는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작동하는가? 카르텔이 최대인 진보정권과 진보매체들은 이들의 약점과 반간계를 어떻게 견디고 이겨낼 것인가? 역시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갈등이 태동하는 것이 인간사의 숙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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