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갑니다. 어머니가 아프셔서 어머니와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고 호주로 돌아갈 계획이에요. 하지만 언제 돌아가게 될지는 지금은 몰라요.” 호주로 이민 가서 그곳에서 살면서 화상수업을 하셨던 선생님은 엄마의 병환으로 인하여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한국에 온다고 하셨다. 나도 2년 전 엄마의 병환으로 인해 그 슬픔과 당혹스러운 마음을 조금이나 헤아릴 수 있었다. 급하게 오시느라 금요일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셨다. 한 번의 수업이 더 남았지만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마지막 수업은 스킵 하고 싶었다. 그렇게 3개월간의 화상영어 수업이 끝났다. 영어에 대한 기초가 많이 부족함을 깨달으며 스스로 자책하고 겁을 먹으며 잘 되던 말도 되려 버벅거리고 안 나오는 상황까지 경험했지만 결국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선생님의 마지막 인사한 나에게 마지막 질문을 주셨다. “What was your happiest moment?” 너무 쉬운 질문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질문이었다. 행복했던 순간이 확 떠오르지도 않았지만 내 삶의 행복했던 순간들의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는 생각에서였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이렇게 답을 했다.
”저는 자녀들과 노는 요즘이 제일 행복합니다. 건강하고 밝고 철없이 지내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너무 뿌듯하고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너무 상투적인 대답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이다. 아이들과 전쟁을 치르며 잔소리하고 싸우고 챙기고 하는 일은 힘들지만 그 고생 뒤에 느끼는 평온의 시간. 그 시간에 아이들끼리 재잘거리며 노는 모습을 보면 가끔은 뭉클해서 눈물이 고이기도 한다. 자식들 덕에 부모의 사랑을 깨닫고 그 덕에 부모님께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행복한 순간은 바로 지금이다. 내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 그리고 만지고 보고 듣고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축복이다. 그 축복의 시간에 살고 있다. 시간은 너무나 빠르게 흐르기 때문에 나의 행복도 금세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걱정할 건 없는 거 같다. 다시 그 시간은 새롭게 주어지니까.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주어진 시간에 행복으로 물들일 수 있느냐는 본인의 선택이다. 그 선택을 통해 즐겁고 행복한 삶이 되길 바란다. 나의 영어 선생님도 짧을 수 있겠지만 엄마와의 남은 시간이 행복으로 채색되어 아름다움으로 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