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기!
“너 그 팀장님 알지? 얼마 전에 그분 오랜만에 만나서 한잔했거든. 진짜 회사 정말 올인하고 일 밖에 모르던 사람이 나한테 ‘회사 생활 너무 올인하지 마라’고 하시더라 지나고 보니깐 정말 남은 게 없다고“
Linkedin이나 간혹 유튜브에서 조직생활 회사 생활에 대한 마음의 자세를 논하는 글이나 영상을 보게 되면 ”나는 그렇게까지 못하겠는데, 저 사람들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나의 회사 생활을 되새김질해보면 나도 주어진 일은 성실히 수행하고 남한테 피해 안 주고 상사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건 비슷했다. 다만 그 상황과 결실의 차이가 다른 것이었다. 물론 그들이 가진 차별화 전략 또는 경쟁력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직장인 즉, 회사원으로써의 임무 역할에서는 잘하진 못해도 열심히는 하고 있었다. 하지만 늘 윗사람들은 ”열심히 하는 거보다 잘하는 게 중요해~“라며 잘하는 게 뭔지에 대한건 본인들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면서 아래 직원을 부린다.
한 회사에 충실하게 일했던 그 팀장님도 일을 잘하고 열심히 해서 팀장직까지 했을 텐데 왜 그런 자기의 직장 생활을 후회하는 것일까? 태어나서 죽기까지의 인생에서 우리 아버지 세대는 한평생을 돈만 벌어대는 기계적인 삶을 살다 가셨다. 그 중간에 위치했던 그 팀장님도 자신의 삶보다 가족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회사 생활에 만 올인을 한 것이다. 더 길어진 인간의 수명으로 그간 벌었던 돈으로는 나머지 인생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돈이 돈을 일하고 2막, 3막의 인생을 살아갈 시드머니가 없다 보니 허탈감이 컸다고 한다.
요즘에는 회사 생활에 충실하진 않았더라도 나름 충실하게 투자하고 잘 굴려서 집 한 채 외에도 남이 들으면 우와~ 할 정도의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 오히려 현명하다는 판단을 받는다. 그런 괴리감 속에 회사의 임원 팀장 즉 꼰대 축에 가까운 연령대의 사람들은 왜 직원들이 주식과 코인에 열광하는지 이해도 안 가고 알고 싶지도 않아 한다. 결국 그들도 그 팀장님처럼 허탈함을 마주할 순간에 직면할 텐데 그것보다 지금 당장 올해의 평가와 회사 내에서의 영생을 꿈꾸는데 힘을 더 쏟고 있다.
이직을 한 지 3년 차이다. 10여 년이 넘도록 구르고 깨지고 갈고닦아온 직장에서 이미 기반과 기틀을 다진 기존 세력과의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치졸하고 옹졸해 보이는 그들의 태도도 입장을 바꿔 보면 이해가 간다. 일을 못해서가 아닌 기득세력의 카르텔과의 싸움에서 홀로이 힘들게 싸워나가는 게 가끔은 외롭고 힘들 때가 있다. 여전히 밀려드는 견제 속에서 다행히 경력으로 같이 들어오신 분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하는데 마음이 울컥했다. “ 지난번에 입원하시고 아프셨는데 이제 괜찮으세요? 저도 건강검진을 했는데 갑상선이 너무 커져서 수술을 해야 한대요.. 왠지 지난 2년간 저희 너무 회사에서 힘들게 지내서 몸이 아픈 거 같아요. 우리 힘내요” 정말 이직 후 지금까지 고생했던 날들이 머릿속에 스쳐지나며 마음이 묵직해졌다.
그 팀장님처럼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작게나마 시작했던 주식은 정말 티가 안 날 정도로 조금씩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고 회사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소비가 아닌 재테크에 투자를 하면서 나의 2막 3 막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은 지금 직장 생활의 끝이 언제일지 다음 장막의 시작이 무엇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여전히 꾸준히 성실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썸 타는 남녀가 서로를 저울질하듯 나도 회사를 저울질하며 밀당을 이어가며 서로를 이용하는 win-win 하는 사이로 지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