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박효신 그 천상의 목소리

뮤지컬 팬텀

by 고카


박효신이 얼마나 좋으면 공연시간이 애매해서 일찍 나간다며 7살 10살 아이들에게 유튜브 틀어주고 갈 테니 일찍 와서 애들 케어하라고 하고 나갔다. 그렇게 애들만 남겨둘 정도로 부지런히 급하게 나가는 이유는 바로 뮤지컬 공연 때문이다. 시야제한석까지 포함해서 같은 공연을 3번이나 보았다. 그중 한번은 나까지 데려가서 보았다. 과연 내가 그 공연을 재미있어 할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함께 갔었다. ‘이렇게까지 한다고? ‘라는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그 팬덤을 이해 못할 것도 아니었다. 그의 목소리 내가 들었던 어느 가수들의 라이브 공연과 비교할 수 없었다. 아름답고 힘이 있는 음색이 진짜 큰 감동이었다.


오늘도 나는 회사 휴일에 맞춰 와이프와 함께 박효신 주연의 팬텀 오페라 공연을 보러 갔다. 이번에도 와이프는 내가 관심은 가지려나? 재미있어하려나? 하는 의구심과 함께 나를 데리고 갔다. 가족들과 함께 온 사람, 혼자서 온 사람, 아주머니들 넷이서 재잘대며 온 무리, 남자들끼리 무리 지어 온 사람들까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서 공연을 보러 오는 것에 놀라웠다. 문화생활을 이렇게 챙겨주는 와이프 덕에 와보는 거지 내 스스로 내 발로 올 일은 없을듯한데..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뮤지컬의 분위기 “아리리~ 라라라 ~ ” 노래를 부르며 시작하는 뮤지컬의 시작. 라디오 스타에 나와 안영미가 오페라 스타일의 멘트를 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혼자 키득 거리며 미소를 자아내고 불편한 좌석에 몸을 비틀어가며 뮤지컬을 보았다. 이야기의 스토리도 너무 진부했다. 가난한 여주인공 부자 남자조연 그리고 사연 있는 남주인공 그들의 얽히고 얽힌 가슴시린 사랑의 이야기.. 그럼에도 배우들의 엄청난 성량과 기교에 놀라움을 느끼며 빠져들고 있었다. 목소리의 힘을 느끼며 저런 재능과 노력에 큰 부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건 그 사람의 재능과 예능의 영역에 함께 응원하고 그의 능력이 발휘되는 순간에 함께 재미와 희열을 느끼는 것이었다. 나는 박효신의 목소리에 희열은 느꼈지만 여운까지 미치지는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나의 삶 속에서 공연의 몰입 도보다 더 실감 나는 둘째 녀석의 징징대는 울음소리에 공포와 짜증이 밀려왔다. 그제야 몸 비틀어가며 시원한 공연장에서 있었던 시간이 그리워졌다. 다시 울음을 그치고 누나와 점토를 만지고 잘 노는 모습을 보고서 이 행복이 오래가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와이프라도 다시 공연에 가고 싶다면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안위를 위하여.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이전 13화43. 뭐 그런 날이 있을 수 있죠.